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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13바퀴 돌았던 박진 외교장관 "이제 '강남을'서 뛰겠다"

중앙일보

입력

박진 외교부 장관이 10일 마지막 출근길에서 "제 지역구(서울 강남을)로 돌아가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으로 취임해 1년 8개월 간 재임한 박 장관은 이날 이임식을 마지막 일정으로 장관직을 내려놓았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서희홀에서 열린 이임식에 참석해 이임사를 하던 도중 주먹을 쥐어 보이는 모습.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서희홀에서 열린 이임식에 참석해 이임사를 하던 도중 주먹을 쥐어 보이는 모습. 연합뉴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지난 20개월 동안 총 38번의 출장을 통해서 비행 거리 약 54만㎞ 이상, 지구를 13바퀴 가까이 뛰면서 땀방울을 흘렸다"며 "자원이 부족하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은 먹고 사는 문제인 '경제'와 죽고 사는 문제인 '안보' 모두 그 중심에 '외교'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재임 기간 성과로 한·미 동맹 강화, 한·일 관계 정상화 등을 꼽았다. "북한의 안보 위협이 전례 없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한·미 동맹을 통한 우리의 대응 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했다"며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승적 결단으로 한·일 관계의 완전한 정상화가 실현됐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4월 수단 무력 충돌 당시 국민 28명 전원 구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시 국민 163명 귀국 지원, 지난해 6월 재외동포청 신설 등을 성과로 꼽았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서희홀에서 열린 이임식에 참석해 이임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서희홀에서 열린 이임식에 참석해 이임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다만 '2030 세계 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가 실패로 돌아간 것과 관련해선 "애석하게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전방위 유치 활동을 통해 글로벌 외교망을 확대하고 공급망을 다양화했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이어 "아직도 외교부 예산은 정부 전체 예산의 0.64% 정도 수준"이라며 "외교부 예산이 적어도 정부 예산의 1%는 돼야 선진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회로 돌아가 외교부 예산, 인력 확대와 직원 복지 증진을 위해 더욱 더 열심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별관으로 출근하는 모습. 뉴스1.

박진 외교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별관으로 출근하는 모습. 뉴스1.

그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회로 돌아가면 국가의 미래 발전은 물론이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선 현역의원인 박 장관은 오는 4월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박 장관은 재임 기간 특유의 친화력으로 각종 양자·다자 외교 무대에서 각국 카운터파트와 돈독한 관계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인도네시아 등의 외교 장관이 그를 'PJ'(Park Jin의 약어)라는 애칭으로 불렀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는 '진-토니' 관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친밀한 사이를 유지했다.

박 장관은 글로벌 메신저 '왓츠앱'으로 해외 인사들과 수시로 소통했는데, 지난해 6월 한국이 2024~2025년도 임기의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했을 때도 박 장관은 선거 직전까지 각국 인사에게 왓츠앱을 통해 지지를 요청했다고 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응원 피켓을 든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뉴스1.

박진 외교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응원 피켓을 든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뉴스1.

박 장관은 이같은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 국가(GPS)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정부가 표방하는 가치 외교의 틀을 잡고, 한·미·일 협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을 대외에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이임식에서는 외교부 직원들이 박 장관에게 감사패를 전했고, '값진 박진'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그를 환송했다. 박 장관은 재임 시절 외교부 내 산악회 직원들과 등산을 하는 등 격의 없는 리더십을 보였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후임인 조태열 신임 외교부 장관에 대해 "전문 외교관으로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 훌륭한 인품을 겸비한 분"이라며 "조 장관의 리더십 아래 외교부가 글로벌중추국가 비전 실현을 위해 일취월장 발전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조 장관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전날 조 장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으로 공석이 된 외교부 2차관에는 강인선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이 내정됐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강 내정자에 대해 "국제관계에 전문성을 지닌 언론인 출신으로 국제정세에 밝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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