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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가슴 큰 인형 영화"…美 골든글로브 '갑분싸' 만든 농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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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각)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영화 '바비' 주연배우 마고 로비. AFP=연합뉴스

7일(현지시각)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영화 '바비' 주연배우 마고 로비. AFP=연합뉴스

미국 연예 시상식 골든글로브에서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조 코이(53)가 부적절한 농담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특정 작품에 대한 조롱성 발언을 하는가 하면, 스타의 사생활을 공식 석상에서 언급해 무례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코이는 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진행자로 등장했다. 그는 오프닝에서 박스오피스 흥행상 부문을 두고 경쟁하는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를 언급했다.

코이는 "오펜하이머는 맨해튼 프로젝트에 관한 721쪽짜리 퓰리처 수상작을 토대로 했다"고 설명한 뒤 "바비는 가슴 큰 플라스틱 인형으로 만든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바비를 봤다. 좋았다. 날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길 바란다"면서 "바비의 핵심적인 순간은 완벽한 아름다움이 입냄새, 셀룰라이트, 평발로 변할 때"라고 덧붙였다.

'바비'는 전형적인 여성성을 상징하던 바비 인형을 통해 여성의 성취와 성 역할에 대한 화두를 던진 영화다. 지난해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휩쓸며 흥행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런 작품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듯한 코이의 성차별적 발언에 객석은 싸늘해졌다. 바비 감독인 그레타 거윅을 비롯해 주연배우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은 굳은 표정으로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배우 엠마 스톤은 얼굴을 찡그렸고 셀레나 고메즈는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숙였다.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진행자로 나섰다 부적절한 농담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코미디언 조 코이. 로이터=연합뉴스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진행자로 나섰다 부적절한 농담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코미디언 조 코이. 로이터=연합뉴스

현지 매체와 소셜미디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뉴욕타임스 기자는 "청중이 이렇게 빨리 진행자에게 항의하는 건 처음 봤다"며 "한 유명 감독은 '재앙적'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미국 타임지는 "영화가 직면한 근본적 성차별을 의도치 않게 드러냈다"고 평했다. 네티즌들도 "코이 같은 이들 때문에 '바비'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질타했다.

코이는 이후 문제성 발언을 또 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것으로, 코이는 "골든글로브와 미국프로풋볼(NFL)의 가장 큰 차이는 골든글로브에서는 스위프트의 카메라 노출 장면이 더 적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스위프트가 미식축구 선수인 남자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자주 잡힌 사실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스위프트의 정색한 표정이 곧바로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코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비난 목소리가 커지자 코이는 이튿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불과 10일 전 골든글로브 호스트 제안을 받고 출연하기로 했다"며 "대본을 쓰는 데 10일이 걸렸는데 일이 완벽하겠느냐. 대사 중에는 내가 쓴 게 아닌 것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비판에) 기분이 안 좋긴 하지만, 여전히 내 퍼포먼스를 사랑한다"고 해 네티즌 사이에서는 '잘못을 정당화하기 급급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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