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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 치료 후 재활해야 재발 위험 32% 낮춘다…막힌 혈관 많을수록 효과 좋아

중앙일보

입력

심장혈관병원에서 심장재활 치료가 이뤄지는 모습. 사진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에서 심장재활 치료가 이뤄지는 모습. 사진 세브란스병원

심혈관질환 수술을 받은 후 ‘심장재활’ 치료를 받으면 재발 위험이 32%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장재활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교정하고, 운동요법 등을 통해 심폐운동능력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통합적 재활 프로그램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지만, 환자 참여율이 높지 않아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박은철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와 박유신 박사과정생, 이찬주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송인선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간호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심장재활의 재발 예방 효과를 밝힌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으로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환자가 심장재활을 받은 경우 재발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연구했다.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은 혈전(피가 굳어서 생긴 덩어리)으로 인해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지면서 심장에 혈류 공급이 부족해져 생기는 병이다. 심근경색증, 협심증 등이 대표적이다.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혈관 수축으로 혈압이 상승할 위험이 높아 이런 질환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에게는 막힌 관상동맥에 대체 혈관을 연결해주는 관상동맥우회술이나, 혈관 안에 풍선처럼 부푸는 그물모양의 관(스텐트)을 삽입하는 관상동맥중재술(스텐트 삽입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스텐트 삽입 환자의 약 30~50%는 재발을 겪는 문제가 있다.

이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이뤄지는 게 심장재활 치료다. 심장재활은 간호사의 질환·증상 교육, 약사의 복약지도, 심장 전문의의 운동 처방, 물리치료사의 운동지도 등으로 구성되는 다학제 프로그램이다.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조절해 재발과 합병증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국내에선 2017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심장재활의 치료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2014~2020년 세브란스병원에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으로 관상동맥중재술을 받고, 심장재활을 처방 받은 환자 2988명 중 실제 참여군 1156명(38.7%)과 비참여군의 예후를 비교했다. 비교 결과, 심장재활 참여군의 1년 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32% 낮았다.

특히 관상동맥 질환이 심한 환자일수록 심장재활 효과가 좋았다. 협착 혈관이 3개 이상인 환자와 스텐트를 2개 이상 삽입한 환자는 재발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각각 45%, 46% 떨어졌다.

이찬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은 심장질환자가 재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심장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게 좋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이라며 “미국 등 해외에서는 심장재활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심장재활 프로그램 활성화 필요를 시사하는 객관적인 근거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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