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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중산층’ 한동훈 ‘중도층’…'가운데 시민' 집중하는 여권, 왜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 인사회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 인사회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역할을 나눈 듯 ‘중간 유권자’를 겨냥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감세와 재건축 완화 등 경제 정책으로 ‘중산층’ 지원책을 쏟아낸다면, 한 비대위원장은 586운동권 청산과 격차 해소를 강조하며 ‘중도층’을 겨냥한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총선 승패는 스윙보터 역할을 해온 중산층ㆍ중도층 선택에 따라 결정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약자 복지’를 강조하며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근본적 개선안이 마련될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하겠다”고 밝힌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엔 “위험성에서 노후성으로 기준을 바꿔야 한다”며 재건축ㆍ재개발 완화 계획을 밝혔고, 올해 첫 행보로 ‘2024 증권ㆍ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5부 요인 신년 인사회보다 먼저 증권거래소를 찾아 금투세 폐지를 밝힌 것은 그만큼 윤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당정은 4000만원 이상 자동차에 부과되는 건강보험료도 폐지했다. 모두 취약계층 지원보다는 어느 정도의 소득과 자산이 있는 중산층을 겨냥한 정책들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9일 “중산층은 우리 경제와 사회의 중추를 떠받치는 시민들”이라며 “경제적으로 팍팍함을 느끼지 않도록 도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개장 신호식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개장 신호식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이 경제 정책에서 중산층을 공략한다면, 한 비대위원장은 이념적 영역에서 중도층 공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 충복도당 신년인사회에선 중도층을 “우리가 마음을 잡아야 할 스윙보터이자 민심의 바로미터”라 정의하며 “어떤 이슈에서는 오른쪽에서, 어떤 이슈에선 왼쪽에서 정답을 찾아 중도 동료 시민을 설득할 것”이라고 강조한 게 대표적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5ㆍ18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이상민 의원을 직접 설득해 영입하는 등 연일 확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권이 ‘중간 유권자’에 집중하는 이유로는 현 정부에 대한 이들의 지지율이 여전히 낮고, ‘집토끼’라 불리는 지지층의 결집이 상당 부분 이뤄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관저 초청 오찬을 포함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두 달간 세 번을 만나며 보수층을 다독였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회의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왼쪽 둘째)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의 입당을 축하하며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전민규 기자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회의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왼쪽 둘째)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의 입당을 축하하며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전민규 기자

중도층과 중산층 응답자를 모두 분석하는 갤럽이 지난달 15일(12~14일 성인 1002명 조사) 발표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 조사에서 중도층 유권자의 긍정평가는 19%로 평균을 한참 밑돌았다. 반면 부정 평가는 72%에 달했다. 중산층 유권자 지지율은 32%로 하층(36%)보다 낮았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가 양극화되며 지지층은 아예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조금이라도 설득 가능한 것이 바로 중간 유권자”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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