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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브리핑] 파키스탄, 중국제 '짝퉁 F-35' 도입하려는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홍해에서 예멘 후티의 선박 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 주도로 결성된 다국적 작전이 시작했지만, 후티와 전쟁까지 벌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불참했다. ‘이란과 화해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 한다’에서부터 ‘미국과의 불화 때문이다’까지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앞으로 더 적어질 병력을 감안해 해군에 무인 시스템 채택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①미국 주도 홍해 작전에 사우디와 UAE 왜 빠졌을까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들을 공격하는 예멘 후티 반군을 막으려는 미국 주도의 작전이 지난해 12월 18일 처음 발표된 뒤 추가로 참여하려는 국가와 거리를 두려는 국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처음 미 국방부는 미국, 영국, 바레인,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세이셸 그리고 스페인 등 10개국이 ‘번영의 수호자 작전(Operation Prosperity Guardian)’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대테러 훈련을 하고 있는 미 5함대 소속 카니함. 미 국방부

대테러 훈련을 하고 있는 미 5함대 소속 카니함. 미 국방부

아덴만과 소말리아 동부 해상 일대에는 대테러, 대해적 임무를 맡은 연합해군 사령부(CMF)이 진행하는 번영의 수호자 작전는 현재까지 약 20여개 국가가 지지를 밝힌 가운데, 이번 작전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들 중 예멘 후티와 전쟁을 벌였고 홍해와 인접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바레인의 한 전략 분석가는 최근 미국의 외교 및 국방 정책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와 같이 역사적으로 오래된 지역 동맹들의 안보 이익을 이들의 지역 경쟁자인 이란, 그리고 그들의 대리인들보다도 낮은 순위에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현상을 놓고 볼 때 예상 밖의 일이 아니라 미국과 두 나라 사이의 불화가 커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가장 최근 신호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두 나라의 불참은 예멘에서 철수한 뒤 평화 협정을 추진하고,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과도 적대적인 관계를 해결하려는 장기적인 목표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이란과 그 대리인인 후티와 충돌을 부담스럽게 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유럽에선 유럽연합 주도의 작전에 대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독일 외교부 대변인은 회원국들이 현재 이 옵션을 검토하고 있으며, 독일은 여기에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②인구절벽 싱가포르, 해군 병력 문제에 무인 기술로 대응
제한된 병력 규모와 훈련 공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싱가포르 해군이 무인 기술을 함대에 도입하려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싱가포르 해군의 무인 기술 통합을 위한 노력은 1989년부터 운용한 빅토리급 미사일 초계함을 대체할 다목적 전투함(MRCV) 6척을 납품하는 계약을 지난해 3월 ST 엔지니어링과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무인 시스템 모선 역할을 할 싱가포르 해군의 다목적 전투함 MRCV. 싱가포르 국방부

무인 시스템 모선 역할을 할 싱가포르 해군의 다목적 전투함 MRCV. 싱가포르 국방부

2028년부터 인도될 예정인 MRCV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고도로 디지털화한 함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MRCV는 성능 향상 외 높은 수준의 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운용 인력을 줄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유사한 크기의 초계함과 비교하여 최대 10%의 운영 비용 절감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이 외에도 무인항공기(UAV)와 무인수상함(USV)을 탑재하여 위협에 대한 대응 범위와 유연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MRCV는 다양한 유인 및 무인 시스템을 유연하고 직관적이며 통합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모선 역할을 하도록 설계돼, 최대의 전투 효율성으로 광범위한 임무를 지원할 수 있다. 응엥헨 싱가포르 국방장관은 이전에 의원들에게 해군의 새로운 다목적 전투함에 자율 기술이 내장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함께 작동할 수 있는 무인 플랫폼을 갖춘 모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소개했었다.

싱가포르 국방부에 따르면, 해군은 향후 20년간 인원이 30% 감소할 예상이기 때문에 국가 안보 수호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방부는 무인 플랫폼이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길 바라고 있다. 싱가포르 국방부는 지난해 2월 의원들에게 해군이 전체 함선의 절반이 무인화하는 미래 전력 구조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③파키스탄 공군, FC-31 전투기 인수 앞둬
지난 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공군이 중국제 J-10C 전투기를 포함 새로운 장비에 대한 도입식을 열었다. 이 행사에서 파키스탄 공군 참모총장은 파키스탄이 곧 중국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C-31/J-31 자이르팰컨(Gyrfalcon)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 공군이 곧 도입할 J-31 전투기. reddit.com

파키스탄 공군이 곧 도입할 J-31 전투기. reddit.com

2012년 첫 비행을 한 FC-31/J-31은 중국 선양항공기 제작공사(SAC)가 자체 제작한 5세대 쌍발 스텔스 전투기다. 모양이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와 비슷한 데다 중국이 미국 측에서 F-35 자료를 해킹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FC-31/J-31을 ‘F-35 짝퉁’이라고 낮춰 부르는 평가도 있다. 중국 공군이 도입할지 확실치 않았지만, 점차 항모용 전투기에 적합한 개량이 이루어지는 것이 확인되면서 중국 해군이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전투기로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파키스탄 공군 참모총장이 도입 수량이나 인수 일정은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인도와의 군사적 균형에 어떤 영향을 줄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런던에 있는 영국 왕립 연구소(RUSI)의 항공우주 전문가는 이번 도입이 파키스탄 공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 지역 최대 라이벌인 파키스탄과 인도 사이의 군사적 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공군 출신의 한 전문가는 파키스탄의 F-31/J-31 도입 계획에 대해서 훈련과 유지보수 측면에서 전투기를 너무 많은 종류를 도입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으며, 파키스탄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출을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에 운용하고 있는 JF-17 블록 3와 F-16 전투기 그리고 이번에 도입된 J-10C가 인도 공군과 교전에서 공중 우세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비해,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평가전략센터(IASC)의 중국군 전문가는 파키스탄의 도입 그 자체만으로도 중국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파키스탄을 유럽과 튀르키예의 5세대 전투기 판매 공세로부터 지켜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파키스탄에 자국산 5세대 전투기 칸(KAAN)의 공동 제작을 제안하는 등 수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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