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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스카치 위스키'처럼...이젠 안동서 만든 것만 '안동소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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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기창 안동시장이 지난해 3월 안동소주 제조업체를 방문해 누룩을 직접 만들어보고 있다. 사진 경북도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기창 안동시장이 지난해 3월 안동소주 제조업체를 방문해 누룩을 직접 만들어보고 있다. 사진 경북도

앞으로 경북 안동시에서 난 곡류로 만든 증류식 소주에만 ‘안동소주’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경북도가 안동소주 품질 향상을 목표로 ‘도지사 품질인증 기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품질인증 기준은 특정 지역 전통 주류 명맥을 보호하는 동시에 품질도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만이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고,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규정에 따라 생산한 위스키만 ‘스카치위스키’라는 표시를 할 수 있게 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안동서 난 곡류 100% 써야 ‘안동소주’

경북도는 업체·대학·관계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안동소주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지난해 말 도지사 품질인증 기준을 확정했다. 안동시에서 생산한 곡류 100%를 사용하고 안동시에 있는 양조장에서 생산된 증류식 소주만이 ‘안동소주’라는 이름을 불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안동소주 제조업체 대표들이 지난해 2월 영국 에든버러에 있는 스카치위스키 협회를 찾아 안동소주와 스카치위스키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이철우 경북지사와 안동소주 제조업체 대표들이 지난해 2월 영국 에든버러에 있는 스카치위스키 협회를 찾아 안동소주와 스카치위스키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원료가 되는 쌀은 수분 16% 이하, 싸라기 7% 이하, 이물 0.3% 이하여야 하고 증류원액과 정제수 외 다른 첨가물은 사용해선 안 된다. 이와 함께 다른 양조장에서 반입한 증류·양조원액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한다. 알코올 도수도 30%를 넘어야 한다. 또 오크통 숙성을 포함해 최소 6개월 이상 숙성을 거치되 이 과정에서 오크칩을 사용해선 안 된다.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소믈리에 김민 루나피에나 대표는 “원산지 표시는 출처 표기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품질·명성·차별화한 특성을 공인받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세계 각국의 인증 제도와 보조를 맞추는 것이고 전통주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바람직한 행보”라고 평가했다.

“세계 시장 경쟁력 갖출 행보 바람직”

안동소주는 750년 된 음식 유산으로 스카치위스키보다 역사가 200년 정도 앞선 한국 대표 전통주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2월 영국 스코틀랜드 스카치위스키 양조장을 방문해 안동소주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2월 영국 스코틀랜드 스카치위스키 양조장을 방문해 안동소주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경북도는 지난해 초 ‘안동소주 세계화’를 위한 TF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안동소주 국내 매출액은 167억원으로 2022년 134억보다 25% 성장했다. 수출액도 2022년 6억원에서 지난해 7억원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전통주 시장 규모는 1629억원으로 홈술·혼술 열풍을 타고 2021년 941억원보다 7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소주를 비롯한 경북도 전통주 시장 규모도 2022년 194억원으로, 2021년 143억원보다 35% 커졌다.

경북도는 앞으로 국내외 주류시장 공략을 위한 기초작업인 BI(브랜드 정체성)와 공동 주병을 도입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안동소주를 주로 도자기 병에 담아 판매했지만, 이 같은 브랜딩이 세계화 전략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전통주 시장, 1년 새 73% ‘폭풍 성장’

트렌디한 디자인을 한 병과 차별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줄 수 있는 BI를 도입하는 한편 업체마다 다른 제품 특징을 라벨로 구분하도록 뜻을 모았다. 이를 통해 역사성을 부각하고 명주 이미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다양한 주병 디자인의 안동소주들. 경북도는 공동주병 디자인 개발을 할 계획이다. 사진 경북도

다양한 주병 디자인의 안동소주들. 경북도는 공동주병 디자인 개발을 할 계획이다. 사진 경북도

경북도는 안동소주 제품과 잔 등을 묶어 파는 세트상품 개발 등 시장 확대를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홈페이지, 외국어 홍보물 제작 등 세계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국제 주류박람회 참가, 국제 학술대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안동소주 역사는 스카치위스키보다 200년이나 앞섰고 중국 바이주(白酒) 등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명주”라며 “안동소주 고급화와 브랜드화를 통해 전통주 수출길 확대에 경북도가 앞장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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