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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8일 오전까지 추가 자구책 내놔야" 정부 최후통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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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은 정부의 최후통첩 시한으로 지정한 8일 오전까지 추가 자구책을 내놓지 않으면 워크아웃이 불발 될 위기다 . 뉴스1.

태영건설은 정부의 최후통첩 시한으로 지정한 8일 오전까지 추가 자구책을 내놓지 않으면 워크아웃이 불발 될 위기다 . 뉴스1.

“7일까진 (자구책 마련을 고심할) 태영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내일(8일)까진 자구 계획대로 (아직 입금 안 된) 890억원을 지원하고, 실효성 있는 자구계획을 내놔야 채권단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고위관계자의 얘기다. 최후통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7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태영그룹간의 치열한 물밑 협상이 있었지만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날 대통령실도 “태영건설이 자구 노력을 이행하지 않는 한 지원하기 어렵다”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태영건설이 정부의 최후통첩 시한으로 지정한 8일 오전까지 추가 자구책을 내놓지 않으면 워크아웃이 무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내일 오전엔 경제ㆍ금융 수장이 한 자리 모이는 ‘F4(Finance 4)' 비상경제 점검회의가 열린다. 금융당국은 워크아웃 무산에 따른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시나리오를 대비한 대응방안도 마련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채권단은 현재까지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대해 ‘뼈를 깎는 자구안이 아닌, 남의 뼈만 깎고 있다’고 혹평했다. 워크아웃을 신청할 때 약속한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태영그룹 지주사인 TY홀딩스는 자회사(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인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659억원만 입금했다. 나머지 자금(890억원)은 TY홀딩스가 태영건설 관련 연대보증한 빚을 갚는 데 활용했다. 태영건설 지원보다 대주주 일가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게 산은의 주장이다.

채권단의 반응이 냉랭한 데는 대주주의 미온적인 사재 출연도 한몫했다. TY홀딩스는 윤석민 회장 상대로 416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윤 회장이 유동성 해소를 위해 연 4.6% 이자를 받고, 416억원의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채권단 안팎으로 태영의 행보가 워크아웃 무산을 대비해 ‘지주사를 지키고 꼬리(건설사) 자르기’에 나선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채권단이 등을 돌리면,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대신 법정관리를 밟는다. 법정관리는 법원이 구조조정의 키를 쥐고 기업의 회생가능성을 판단한다. 이때 금융채권은 물론 상거래채권까지 모두 동결된다. 채권금융기관이 투자한 자금을 떼이지 않도록 부실기업의 채무를 조정하고, 자금수혈 등으로 인공호흡기를 달아주는 워크아웃과 비교하면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 있다.

2015년 새해 벽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부건설이 대표적인 사례다. 동부건설은 1년9개월여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지만, 법정관리 신청 당시 협력업체들의 불안이 컸다. 사업 중단이나 미지급 대금이 쌓이면 협력업체가 줄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금융사도 건전성 관리를 위해 충당금을 쌓고, 유동성 공급을 줄이면서 중소 건설사의 자금경색이 커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이 태영건설에 빌려준 자금(장ㆍ단기 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포함해 7243억원이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금융사가 PF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축소한다면 자기자본 수준이 낮은 중소건설사는 물론 우량 건설사의 자금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금융당국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불발을 대비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점검 중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8일 주요 금융지주 PF 담당 임원들과 ‘부동산 PF 현황과 대응방안’을 살펴본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분양계약자를 보호하고, 협력업체와 PF 사업장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의 패키지도 마련해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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