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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위원들 “올해 금리, 조기 인하는 신중”...시장은 숨고르기

중앙일보

입력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현재 5.25~5.5%인 기준금리가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제 상황에 따른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신중론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이날 뉴욕증시는 낙폭을 키웠다.

3일(현지 시간) 공개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기준금리가 이번 긴축 사이클의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만큼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하지만 즉각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에는 거리를 뒀다.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2%)를 향해 분명히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갈 때까지 한동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향후 경제 상황이 추가 금리 인상을 적절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앞서 Fed 위원 12명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0.75%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동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해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의사록은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다소 매파적인 것으로 해석됐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이날 한 연설에서 “‘자동 조정장치(autopilot)’는 없다. 연착륙이 점점 가능해 보이지만, 결코 당연한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 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12월 FOMC 이후 처음으로 일시적으로 4%를 돌파하기도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0.8%로, 전날의 80% 수준에서 10% 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다만 각종 경제지표에선 경기 냉각 신호가 감지되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은 어려울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공개된 미 노동부 구인ㆍ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작년 11월 구인 건수는 879만건으로 전월 수정치 대비 6만건 감소했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은 다음주에 발표될 미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주목하고 있다.

조기 인하에 대한 힌트를 찾지 못하자 시장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76%, S%P500지수는 0.8% 나스닥지수는 1.2% 하락 마감했다. 우선 시총 1위 애플의 주가 하락에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된 영향이 크다. 올해 들어 상승세인 10년물 국채금리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FOMC 의사록 공개가 낙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증시도 영향을 받았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8% 내린 2587.02, 코스닥지수는 0.61% 하락한 866.25에 거래를 종료했다. 여전한 달러 강세에 원화가치는 새해 들어 사흘만에 22원 하락해 1310원에 마감했다. 당분간은 미 경제 지표 발표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겠지만 1월 중 다시 원화 강세가 나타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한은행은 1월 달러당 원화값 예상범위를 1260~1310원으로 제시했고,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1월 말 원화값이 1295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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