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미지급 부모 신상공개’ 배드파더스 운영자, 명예훼손 유죄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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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운영됐던 배드파더스 사이트. 사진 구본창 대표 측 제공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운영됐던 배드파더스 사이트. 사진 구본창 대표 측 제공

‘배드파더스’(Bad Fathers)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며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구본창(61)씨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4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구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용자 전모씨에 대해서도 벌금 70만원이 확정됐다.

배드파더스는 양육비 지급 의무를 지키지 않는 부모들의 이름, 거주지, 직장명, 얼굴 사진 등을 공개하는 사이트다.

구씨는 2018년 9∼10월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라고 제보를 받은 사람 5명의 사진을 포함한 신상정보를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공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씨는 이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 공유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 5명이 검찰에 구씨를 직접 고소해 수사가 시작됐으며 실제로 구씨가 공개한 대상자는 더 많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법원은 “피고인의 활동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배심원 7명도 전부 무죄로 평결했다. 배드파더스의 신상 공개가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전씨에 대해서는 단순 게시글 공유를 넘어 피해자를 비하하고 모욕하는 표현을 함께 썼다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구씨의 행위가 ‘사적 제재’로서 현행법에 어긋난다며 유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다만 범행 경위에 참작할 점이 있다며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란 가벼운 범죄에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보류했다가 면소(공소권이 사라져 기소되지 않음)된 것으로 간주하는 판결이다.

2심 재판부는 “법률에 따르지 않고 신상 공개를 사적 제재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의 명예가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얼굴 사진과 직장명은 개인의 민감한 정보”라면서 “공공의 이익에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씨에 대해서도 1심 벌금 50만원보다 형을 높여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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