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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에 암살된 솔레이마니 추모식…묘지 인근서 ‘가방 폭탄’ 2개 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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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4년 전 미군에 암살당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의 추모 행사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해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레바논에선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하마스 3인자가 사망하는 등 중동 정세가 격화되고 있다.

로이터는 이란 국영TV를 인용해 이날 오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900㎞가량 떨어진 도시 케르만의 ‘순교자 묘지’에 묻힌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4주기 추념식이 열리던 도중 묘지 인근에서 큰소리와 함께 폭발이 두 차례 연달아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최소 103명이 사망하고, 141명이 다쳤다고 이란 국가의료긴급기구가 밝혔다. 솔레이마니의 추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수백 명이 모였던 터라 사망자는 늘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란 당국의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IRGC와 연계된 타스님통신은 2개의 폭발물이 여행 가방에 담겨 원격 제어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차 폭발은 솔레이마니 묘지에서 700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고, 그로부터 10분 후 1㎞ 떨어진 곳에서 2차 폭발이 발생했다.

IRGC 정예 쿠드스군을 이끌던 솔레이마니는 2020년 1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나오다 미군의 드론 폭격에 숨졌다. 이란 군사 활동의 설계자였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국가적인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전쟁 중인 가운데 솔레이마니의 측근이었던 IRGC 장성 라지 무사비도 지난달 25일 이스라엘 공격에 사망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에 있는 하마스 시설을 드론으로 폭격해 하마스 서열 3위로 알려진 살레흐 알아루리 등 7명이 사망했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드론이 베이루트 남부 외곽에 있는 하마스 사무실을 타격했다. 알아루리는 1991년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을 창설한 초기 멤버로, 하마스 정치국의 부국장이다.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이란 등은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보복 의지를 보였다. 하마스의 고위 지도자 이자트 알리시크는 “(이스라엘이) 방아쇠를 당겼다. 그에 맞는 대응이나 처벌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레바논에 대한 명백한 주권 침해”라며 “순교자의 피는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시온주의 점령자들(이스라엘)에게 맞서 싸우려는 저항의 동기에 다시 불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엔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분쟁이 더 넓은 지역으로 파급될 위험이 있으니, 이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긴급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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