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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외상센터' 부산대병원 놔두고 서울로…이재명 이송한 까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산에서 한 남성에게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부산에서 한 남성에게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김경록 기자

2일 부산에서 피습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응급처치 후 부산대병원에서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간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27분쯤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에 방문했다가 6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습격당했다. 이후 구급차와 헬기를 통해 오전 11시 13분 부산대병원 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응급처치에 나선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경정맥 손상이 의심되며 추가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수술을 집도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주당 측과의 논의 후 이 대표의 수술은 서울대병원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표는 헬기를 통해 서울로 옮겨진 뒤 현재 응급수술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 병원 측은 “이 대표 가족이 (이송을) 원했다”는 취지로 이유를 설명했다. 사건 현장에 있던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응급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목은 민감한 부분이라 후유증을 고려해 (수술을) 잘하는 곳에서 해야 할 것”이라며 “이 대표 가족들이 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이 대표 응급처치 후 CT 등 검사를 마치고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수술하려면 보호자 동의가 필요해 의향을 물었다”며 “당과 이 대표 가족이 서울대병원에서 하기로 논의를 한 것 같다. 수술 후 이 대표를 돌보려면 아무래도 서울이 낫다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송이 꼭 필요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4년 연속으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는 등 외상치료로 손꼽히는 병원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일부 의료진도 서울 이송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국내 최고의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를 놔두고 권역외상센터조차 없는 서울대를 가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결국 지방 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떠들던 정치인조차 최고의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학교 병원을 놔두고 권역외상센터조차 없는 서울대병원으로 그것도 헬기를 타고 갔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양 과장은 “서울대까지 헬기를 타고 간다면 중증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증이 아닌데 헬기를 타고 간다면 도무지 말이 맞지 않는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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