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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이재명 경정맥이라 다행, 경동맥 건드렸다면 치명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가덕도에서 신원미상인에게 피습을 당한 뒤 쓰러져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가덕도에서 신원미상인에게 피습을 당한 뒤 쓰러져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해 경정맥(목정맥)이 손상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경동맥 손상을 피했다면 다행이지만 추가 손상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부산→서울 도착…“경동맥 안 건드렸다면 다행”

경찰과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20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도착했다. 이 대표가 이날 오전 10시 27분쯤 부산 방문 일정 중 김모(67)씨에게 왼쪽 목 부위를 공격당한 지 약 5시간 만이다. 이 대표는 오전 11시 13분쯤 의식이 있는 상태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옮겨져 상처 치료 등을 받았고, 오후 1시쯤 헬기에 실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대표는 피습으로 목 부위에 1.5㎝ 정도 열상(피부가 찢어져 생긴 상처)과 경정맥 손상을 입었다고 한다.

경정맥과 경동맥은 목 부위의 주요 혈관이다. 경정맥은 얼굴과 머리의 정맥혈을 심장으로 보내는 혈관이다. 지름이 비교적 크고 심장과 가까워 수혈 등 임상 치료에서 흔히 쓰인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뇌로 보내 뇌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에너지를 공급하는 혈관이다. 손상될 경우 빠른 시간 안에 대응하지 못하면 금세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의료계는 "경동맥과 경정맥 중 굳이 따지자면 경동맥 손상이 더 치명적"이라고 본다. 2015년 5월 마크 리퍼트 당시 주한 미국 대사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조찬 행사에서 김기종(구속)으로부터 피습을 당했는데, 의료진들은 '천우신조'라는 표현을 썼다. 리퍼트 대사의 얼굴 상처가 불과 1㎝ 차이를 두고 목 쪽의 경동맥을 비껴가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어느 정도 깊이로 찔렸는지를 봐야 심각한 정도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경정맥은 응급조치만 빨라도 (생명에) 크게 우려할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한 대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경동맥은 뇌로 가는 혈관이고 경정맥은 뇌에서 내려오는 혈관이라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그나마 경정맥을 다친 게 다행”이라면서도 “어떤 신경·근육이 손상됐는지 아직 모르기 때문에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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