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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과소평가 말라”…트럼프에 미리 쫄지 말자는 민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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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조 바이든(왼쪽)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은 지난해 8월 10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연설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지난해 6월 13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조 바이든(왼쪽)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은 지난해 8월 10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연설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지난해 6월 13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 43.4%,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45.4%’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미 국내 509개 대선 여론조사 집계를 종합해 1일(현지시간) 공개한 두 후보의 지지율 평균치다. 500개가 넘는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2.0%포인트 차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 대선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열세 흐름이 뚜렷해지자 여당인 민주당과 백악관 등에서 2024년 대선 때 정권교체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금씩 커지는 분위기다.

반면 민주당과 정치권 일각에선 “바이든이 과소평가돼 있다”며 ‘바이든 필승론’을 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민주당 전략가로 꼽히는 사이먼 로젠버그가 대표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쟁력을 우호적으로 평가해 온 그는 최근 MSNBC 기고문에서 ‘바이든 재선 낙관론’을 펴며 “바이든은 좋은 대통령이고 트럼프는 ‘최악의 후보’이기 때문에 2024년 대선에 대한 민주당의 불안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민주당 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더힐은 이날 보도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미 국내 509개 대선 여론조사 집계를 종합한 결과를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3.4%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45.4%)에 2.0%포인트 차로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더힐 홈페이지 캡처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미 국내 509개 대선 여론조사 집계를 종합한 결과를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3.4%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45.4%)에 2.0%포인트 차로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더힐 홈페이지 캡처

①“여론조사와 실제 투표는 다르다”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것이라는 ‘바이든 필승론’, ‘바이든 과소평가론’을 펴는 이들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현재 지지율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는 다르다는 논리다. 현재 발표되는 여론조사는 트럼프 우세인 듯하지만 유권자들이 11월 대선 때 투표용지에 찍혀 있을 트럼프를 실제로 마주하면 선택이 바이든 지지로 분명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앨 고어 전 부통령 보좌관 출신의 데이비드 토마스는 “2024년 바이든의 재선을 낙관한다. 경제는 강하고 코로나19로부터 회복했으며 우리는 다시 한번 세계에서 존경을 받고 있다”고 더힐에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열세로 나타나는 최근 여론조사는 순간의 스냅샷에 불과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도주의 성향 싱크탱크 ‘써드 웨이(Third Way)’ 공동설립자인 짐 케슬러는 “바이든이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똑똑해 보이는 정치인들이 바이든의 가능성을 깎아내리는 것은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②“유권자들, 트럼프 시절 혼란 원치 않아”

바이든 필승론의 두 번째 근거는 ‘트럼프 비호감’이다. 미 국민 상당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좌충우돌식 혼란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미 국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같은 독재자를 존경하는 권위주의적 지도자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들을 높이 평가하고 이들 ‘스트롱맨’들과의 각별한 친분을 과시하곤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도 같은 맥락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백악관 기밀유출 등 4건의 사안에서 총 91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범죄 혐의가 대선 승리 가능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사이먼 로젠버그는 말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③“경제 성과, 대선 레이스서 효과 볼 것”

바이든 행정부 경제 성과도 낙관론의 한 근거다. ‘바이드노믹스’가 당장은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으나, 기록적인 경제성장률과 실업률, 떨어진 인플레이션 등이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국면에선 바이든의 자산이 될 거란 시각이다. 인프라 법안, 반도체과학법 등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법안들도 아직 시행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진 않지만 올해엔 효과를 보게 될 거라는 논리다.

조 크롤리 전 민주당 하원의원은 “모두가 조 바이든을 과소평가했지만 2020년 이후 상황이 확 변했다”고 더힐에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그의 후보 경쟁력에 대한 민주당 일각의 회의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승리를 기반으로 상황을 반전시켜 당 대선 후보직을 거머쥐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은 그해 대선에서도 승리했다. 또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를 예상했던 2022년 중간선거에서도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는 등 선방했었다.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대선 대장정 출발

미국 대선은 오는 15일 공화당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출발점으로 오는 11월 5일 투표일까지 10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공화당 첫 경선이 열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의 초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세론을 조기에 굳히느냐, 2위 그룹인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트럼프 독주 구도에 균열을 내느냐에 모아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경선전에서 압도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지지자들에게 코커스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9일 아이오와주 워털루 유세에서 “미친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 TV로 경선 결과를 지켜보려 해서는 안 된다”며 코커스 투표에 적극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헤일리 전 지사와 디샌티스 주지사의 슈퍼팩(super PACㆍ특별정치활동위원회)은 가가호호 방문하며 부동층을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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