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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패싱 논란' 포스코 최정우 회장, 올해도 재계신년회 불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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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해 1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이 참석해온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2년 연속 불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계에선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최 회장 간 불편한 관계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 행사를 공동주최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을 겸해 참석한다.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한 해 기업들의 경제 발전 기여 의지를 다지는 자리로 대한상의가 1962년 시작했다. 대통령 참석은 2016년 이후 멈췄다가 지난해 다시 이뤄졌다. 기업인에겐 기업 진흥·규제 정책의 최고 결정권자를 직접 만나는 자리다.

이 때문에 최정우 회장의 연이은 불참은 재계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포스코 측은 “2일 시무식 등 사내 행사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반면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포스코 회장 자리를 다른 사람으로 교체할 것이라는 정권 차원의 메시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신년인사회는 대한상의와 중기중앙회가 각 회사에 안내문을 보내고 이에 응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포스코 측이 참가 의사를 알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지난해 윤 대통령의 해외 경제순방단에 잇따라 누락되며 불거진 ‘패싱’ 논란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포스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최정우 회장의 CEO 3연임을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을 내면서 최 회장의 신년회 참석이 더 불편해졌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공정 요구=최 연임 반대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최 회장의 3연임 도전을 놓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 6.71%)과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포스코홀딩스 차기 CEO 선임 절차 관련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현재 후보 추천 과정은 공평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희재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장은 29일 “완벽하게 객관적이고, 투명하며 공정하게 회장을 선임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2일 사내행사 참석에 집중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2일 사내행사 참석에 집중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입장은 최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는 정부의 신호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정부·여권은 현재 포스코 CEO후보추천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최 회장 재임 때 선임된 이사들이라 최 회장에 호의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소유가 분산된 지배구조의 기업에 대한 스튜어드십(stewardship) 고민이 필요하다”며 포스코·KT 등에 국민연금의 주주로서의 개입을 시사한 바 있다. 스튜어드십은 투자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참여해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행동 지침이다.

실제 지난해 KT에선 구현모 전 대표가 연임에 도전했지만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내며 CEO 선임 절차가 전면 중단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9개월간 KT의 수장 공백이 지속됐고, 지난 8월에서야 신임 CEO가 선임됐다. 재계에선 이런 경험을 한 정부가 포스코에만 예외를 둘 이유가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로선 포스코홀딩스의 새 CEO 인선 절차가 바뀌진 않는다. 후보추천위는 8일까지 사내·외 지원자와 지분율 0.5% 이상 주주의 추천을 받아 20여 명의 후보자 명단을 내기로 했다. 최종 결정 때까지 ‘정치의 기업 운영 개입 논란’과 ‘5년 가까이 회장을 역임한 최 회장 용퇴론’이 맞설 예정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결국 주주 이익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 여부로 판가름이 날 것”이라며 “최 회장 재임 중 포스코홀딩스의 실적이 좋아진 터라 정권도 거칠게 개입하지는 못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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