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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일 차기 총리, 11월 미 대선…한미일 3각협력 시험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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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전문가 5인이 꼽은 한국에 큰 영향 미칠 세계 5대 선거

라이칭더, 바이든, 푸틴(왼쪽부터 순서대로)

라이칭더, 바이든, 푸틴(왼쪽부터 순서대로)

‘사상 최대 선거의 해’로 꼽히는 2024년이 시작됐다. 국제선거제도재단(IFES)에 따르면 올해 세계 인구의 절반(40억 명)이 사는 66개국에서 투표가 이뤄진다. 방글라데시 총선(1월 7일)을 시작으로 대만 총통선거(1월 13일), 러시아 대선(3월 15~17일), 인도 총선(4월), 미국 대선(11월 5일) 등이 이어진다. 올해를 “민주주의의 수퍼보울”(영국 가디언)이라 부르는 이유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박정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러시아유라시아팀 선임연구위원,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 부연구위원,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 등 전문가 5명에게 물어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칠 선거 5개를 꼽았다.

‘미·중, 양안 대리전’ 13일 대만 총통선거

오는 13일 치르는 대만 총통선거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는 물론 미·중 관계의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친미·독립 성향의 여당인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와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여론조사에서 라이 후보와 허우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0.2%, 28.7%로 나타났다. 대만은 인도·태평양에서 벌어지는 미·중 경쟁의 요충지이자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핵심 파트너다. 강준영 교수는 “친미 성향 라이 후보가 총통이 될 경우 대만을 둘러싼 현재와 같은 미·중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의 대만 침공 여부에 대해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충돌까지 불사하며 침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승리 유력한 푸틴, 북과 밀착 예상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년차에 열리는 러시아 대선에선 ‘현대판 차르’ 블라디미르 푸틴(71) 대통령의 승리가 유력하다. 대선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에 대해 박정호 위원은 “푸틴은 우크라이나 점령지 인정 등 기존 조건을 내세우며 전쟁을 끝내려 할 것이며, 특히 미국 대선 이후 본격적인 종전 협상 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러 밀착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위원은 “러시아가 북한을 이용해 안보를 위협하지 않도록 러시아와의 관계 관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오는 3월 31일 대선이 예정돼 있지만 전쟁 여파로 실시 여부가 불투명하다.

극우정당 약진 EU ‘자국우선’ 커질 듯

유럽연합(EU) 입법 기구인 유럽의회 선거(6월 6~9일)에선 극우 정당들의 대약진이 예상된다. 장영욱 위원은 “최근 몇 년간 이탈리아·스웨덴·핀란드·네덜란드·프랑스 등 유럽 전역에서 불고 있는 극우 열풍을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극우 정당들이 참여하는 유럽의회 교섭단체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전체 720석 중 87석(현재 59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극우 정당들은 반유럽통합·반이민을 표방하며 자국 이익을 우선시한다. 때문에 유럽의회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이민자에 더욱 빗장을 걸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축소하고 기후변화 대응이 더뎌질 가능성이 있다.

기시다 총리 사퇴 압박 속 자민당 총재 선거

조진구 센터장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대체할 새 총리가 사실상 결정될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대해 “안갯속”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로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은 취임 2년2개월 만에 10%대로 추락한 상태다.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당내 온건파로 분류되고,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은 극우 성향이 뚜렷하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과거사 등 한·일 관계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센터장은 “2023년엔 한·미·일 3각 협력이 강화됐지만 2024년 미국 대선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시 대북정책 손질해야

미국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이 크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대북·기후·무역 정책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파문을 불러올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짜뉴스”라고 부인했지만 그가 재집권하면 ‘북한 핵 동결’을 통해 대북 경제 제재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한다는 의미다. 만약 현실화한다면 국내에선 자체 핵무장론이 대두할 가능성도 있다. 서정건 교수는 “트럼프 재집권 시 북·미 정상회담 추진 등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가 변화할 상황을 대비해 윤석열 정부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잘 다듬어 둬야 한다”며 “바이든 2기가 출범할 경우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 가능한 한·미·일 3각 공조의 제도화·공고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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