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갈 집 청소 다녀온 아빠 충격…기존 집 불나 5세 아들 숨져

지난 30일 울산 한 빌라에서 화재로 숨진 5살짜리 남자아이의 아버지가 사고 당시 곧 이사할 집을 청소하기 위해 집을 비웠던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30일 울산의 한 빌라 원룸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 울산소방본부=연합뉴스

31일 울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5분쯤 울산시 남구의 한 원룸 건물 2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약 25분 만에 꺼졌지만, 인명 검색을 위해 무너진 원룸 내부를 살피는 과정에서 5살 남아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이는 주방에서 건물과 가재도구 등 잔해에 깔려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아이는 아버지와 생활하는 한부모 가정의 자녀였다. 당시 아이 아버지는 이사를 앞두고 옮겨갈 집을 청소하러 가느라 아이를 잠시 혼자 집에 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아이가 숨졌다는 소식에 한동안 진술을 못 할 정도로 충격을 받고 슬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화재로 입주민인 여성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 당국은 해당 여성이 불을 피해 대피하려다 3층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물주인 남성 1명도 경상을 입었다. 다른 입주민 일부는 자력으로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2층 원룸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