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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가 출마 위해 정치권 접촉…이원석 檢총장 격노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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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찰 간부 2명이 내년 총선에 출마 준비로 정치적 활동을 한 것에 대해 대검찰청이 감찰에 나섰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격노했다고 한다.

이원석 검찰총장.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 연합뉴스

현직 공무원인데 '정치 활동'… 사표 안 받고 감찰할 듯 

대검찰청은 29일 박대범 창원지검 마산지청장과 김상민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검사를 직무배제하고 타 검찰청으로 인사조치했다. 대검 관계자는 “현직 공무원 신분으로 선거를 준비하거나 정치권 인사들과 부적절한 접촉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정치적 중립은 검찰의 최우선 가치인데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두 사람에 대한 보고를 받고 “비상식적이고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엄중하게 자체 감찰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박 지청장에 대해선 곧바로 마산지청으로 감찰팀을 급파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 부장검사의 경우, 이전부터 감찰을 받고 있었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 부장검사가 추석을 앞두고 고향인 창원 지역의 인사에게 “저는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다. 지역 사회에 큰 희망과 목표를 드리겠다”고 보낸 문자메시지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검은 ‘검사장 경고’ 조치를 내렸고, 김 부장검사는 지난 28일 사표를 냈다.

김상민 중앙지검 형사9부장검사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현직 공무원 신분으로 출판기념회를 홍보하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사진 연합뉴스

김상민 중앙지검 형사9부장검사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현직 공무원 신분으로 출판기념회를 홍보하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사진 연합뉴스

이후에도 김 부장검사는 다음달 창원대학교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고 SNS에 홍보성 글을 올리는 등 정치 활동을 했다. 해당 게시물에서 김 부장검사는 “어려운 길이지만 결심은 쉬웠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다시 한번 제 결정에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감찰을 받고 있는 현직 검사가 출판기념회까지 준비한 데 격노했다고 한다.

검찰 내부에서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수도권의 한 차장검사는 “조직 전체에 먹칠을 하는 것이다. 현직 검사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라고 말했다.

이 총장이 징계 의지를 보인 만큼 김 부장검사의 사표는 당분간 수리되지 않을 전망이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파면, 해임, 강등,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사유가 있는 경우 퇴직을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사표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선거에 출마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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