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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 2년9개월만에 최대…부동산 PF 부실 가중되나

중앙일보

입력

서울의 한 공동주택에 분양 안내문이 붙어 있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은 1만465가구로 전월 대비 2.4%(241가구) 늘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공동주택에 분양 안내문이 붙어 있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은 1만465가구로 전월 대비 2.4%(241가구) 늘었다. 연합뉴스

건물은 다 지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2년 9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증가세가 가파르진 않지만, 새 아파트 ‘소화 불량’ 현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준공 후 미분양이 늘면 분양을 통해 대출을 갚는 길이 막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부실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이 전월보다 0.6%(374가구) 감소한 5만7925가구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9개월 연속 감소세다. 그러나 이 중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465가구로 전월 대비 2.4%(241가구) 늘었다. 2021년 2월(1만779가구)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에 수요가 붙지 않은 탓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2021년 하반기 이후 7000~8000가구 수준으로 유지됐지만, 올해 들어 지방을 중심으로 늘기 시작했다. 현재 준공 후 미분양의 80%(8376가구)는 지방 물량이다. 전남(1339가구)과 제주(1028가구), 대구(1016가구)에 집중돼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이미 완료한 공사 비용, 이자 등 금융 비용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건설사와 시행사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악성 미분양이 늘면 PF 이자나 원금을 못 내는 등 건설사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미분양 우려로 ‘본 PF’로 넘어가지 못한 사업장도 늘기 때문에 PF 시장이 점점 부실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회사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브리지론과 본 PF로 나뉜다. 통상 건설사나 시행사는 착공 전에 증권사 등으로부터 높은 금리로 브리지론을 받은 뒤, 공사가 시작되면 금리가 낮은 은행권에서 대출(본 PF)을 받아 브리지론을 갚는다.

상황이 이런데 주택 경기는 둔화하는 추세다.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량(신고일 기준)은 4만5415건으로 전월보다 5%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 9%, 지방에선 2.2% 줄었다. 아파트 매수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6.8로 10주 연속 내렸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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