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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서 사랑받는 카페…전기 콘센트와 외부음식 가능한 이유 [쿠킹]

중앙일보

입력

“한국 스페셜티 커피 산업을 대표하는 인디 로컬 스페셜티 커피 매장. 그동안 독립 스페셜티 커피 매장으로 성공했고, 연희동 지역 주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곳이죠.”

커피 칼럼니스트 심재범 작가가 지난 11월 진행한 블루리본 아카데미의〈한국 스페셜티 커피 전문가 세미나〉의 연사로 ‘다크에디션커피’을 선정한 이유다. 글로벌 브랜드의 진출이 이어지고, 홈 카페용 커피 머신과 도구, 캡슐커피 머신 시장도 빠르게 커지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커피 시장. 다크 에디션 커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심 작가는 “30여종의 종류가 넘는 싱글오리진(단일 품종) 커피 등 스페셜티 커피 서비스, 그리고 과하지 않지만 손님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배어있는 매장”이라는 점을 꼽았다.

다크에디션커피는 오전 8시에 오픈해 연희동 주민들의 하루를 열어주는 사랑방 역할을 한다. 사진 다크에디션커피

다크에디션커피는 오전 8시에 오픈해 연희동 주민들의 하루를 열어주는 사랑방 역할을 한다. 사진 다크에디션커피

지난달 22일 연희동의 골목길, 언덕을 오르기 위해 고개를 들자 사람들이 모여있는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다크에디션커피다. 최근 파리·베를린·코펜하겐 등 해외에서의 팝업으로도 이름을 알린 이곳은 평일 오전인데도 가게 안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크에디션이 생소한 이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 있다. 바로 라우터다. 2019년 라우터로 문을 열었다가 올해 5월 다크에디션커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지금은 연희동 주문들의 사랑방이자, 멀리서도 스페셜티 커피를 맛보기 위해 찾아오는 곳으로 유명해졌다. 물론 처음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단다. 처음엔 온종일 손님 2명만 다녀간 날도 있었을 정도. 지금처럼 사랑받을 수 있던 비결로 두 대표는 변화를 꼽았다.

다크에디션커피의 정현주(왼쪽), 이창훈 공동대표. 사진 다크에디션커피

다크에디션커피의 정현주(왼쪽), 이창훈 공동대표. 사진 다크에디션커피

이창훈 대표는 “라우터 때부터 여러 차례 변화를 시도하며 자신만의 루틴을 찾았다”고 말했다. 제일 먼저 가게의 오픈 시간. 그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게를 열고, 문을 닫은 후엔 로스팅과 포장으로 4시간 넘게 일하며 하루에 16시간 넘게 일한다. 그 이유에 대해 “시간 투자가 필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본래 오픈 시간은 11시였다.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몰려와 한 번에 응대하기 어려워 오픈 시간을 당겼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을 바꾸니 매장의 방향성이 바뀌었다. 커피가 가장 필요한 아침, 갈 곳이 없던 동네 사람들이 매장을 찾아왔다. 연희동이라는 동네 특성상 미술, 디자인, 작가 등 개인 작업을 하는 예술가나 프리랜서가 많았는데 이들이 눈을 뜨자마자 다크에디션커피로 향한 것이다. 그는 “카페를 하면 내 취향에 맞는 음악을 들으며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는 등 개인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하지만 정작 카페 사장은 많은 시간 일해야 하고, 만약 개인 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기면 당연히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공간. 29.7㎡(약 9평)밖에 안 되는 작은 공간이기 때문에 더욱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더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해야 했다. 그때 세운 게 기준이다. ‘매장이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이다. 동네 카페들이 종일 커피 한잔을 시켜두고 자리를 지키는 고객 때문에 고민을 하지만, 이곳은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트북이나 핸드폰 충전용 콘센트를 배치하고 외부음식도 가져와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정현주 대표는 “동네 사람이 오지 않는 카페는 생명력을 잃기 쉽다”며 “카페에 와서 공부하고 영화 보는 건 그 카페가 좋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서로를 배려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특히 동네 마트 앞에 버려진 큰 테이블을 가져다 놨는데 손님들이 앉아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와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이 대표가 어릴 때부터 모아온 레시피북은 주부들의 저녁 고민을 해결해주기도 한다. 사장과 손님의 관계를 넘어, 이웃이 된 것이다.

이창훈 대표는 "커피가 본질이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 다크에디션커피

이창훈 대표는 "커피가 본질이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 다크에디션커피

마지막으로 ‘커피라는 본질’을 늘 염두에 두는 것이다. 다크에디션커피는 직접 원두를 볶는 로스터리 카페로, 하루에 최소 30가지의 싱글오리진을 준비해놓는다. 보통 다른 매장이 3~5종의 싱글오리진을 구비해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숫자다. 흥미로운 건 이렇게 많은 가짓수에도 95% 이상이 소진된다는 것이다. 여기엔 가격에 따른 전략이 숨어있다. 이 대표는 “손님이 낼 수 있는 커피 가격 선을 생각하는 동시에 우리가 노력하고 집중한 만큼의 보상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말해 좋은 재료, 원두를 구하고 이를 손님에게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퀄리티를 높이는 노력을 해야 길게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준비한 커피를 어떻게 고객에게 설득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예를 들어, 원두를 설명할 때 ‘복숭아 향이 난다’보다는 다른 싱글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설명했다. 직접 먹어보고 컨디션을 체크하는 것도 기본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원두가 일주일 뒤에는 어떻게 변하는지, 한 달 뒤의 맛은 어떤지를 정확히 알고 설명하는 것이다. 두 대표는 “요즘은 다크에디션만의 특별함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로컬 카페라면 손님을 위한 공간이 돼야 한다는 잊지 말아라”고 조언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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