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뗄 수도 없는데…2m 폐그물 달고 다니는 제주 새끼 돌고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남방큰돌고래가 28일 대정읍 영락리·일과리 해안에서 유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사진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다큐제주

남방큰돌고래가 28일 대정읍 영락리·일과리 해안에서 유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사진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다큐제주

버려진 그물에 걸린 채 제주도 연안을 유영하는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모습이 28일 포착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유영하던 남방큰돌고래 가족 가운데 새끼 1마리에게서 이상한 모습이 엿보였다. 이 새끼 돌고래는 생후 1년 미만으로 추정됐다.

새끼 돌고래는 꼬리에 자신 보다 더 길어보이는 검정색 물체를 매달고 다녔다. 조사해보니 꼬리에 걸린 그 줄은 약 2m에 이르는 것으로 보이는 폐그물이었다.

연구팀은 지난달 1일 제주시 구좌읍 앞바다에서 해당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처음 발견하고 두 달째 추적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다며 상처가 심해질 경우 절단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병엽 제주대 교수는 “꼬리에 걸린 그물이 두께가 가늘어 돌고래가 헤엄칠 때마다 살을 파고들 수 있다. 그러면 꼬리 부위가 잘려나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폐그물에 해조류가 붙으면서 점차 무게가 무거워져 새끼 돌고래가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폐그물이 암초에 걸리기라도 하면 돌고래가 움직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과 ‘다큐제주’는 지난달 1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안에서 꼬리에 폐그물이 걸린 이 새끼 돌고래를 처음 발견, 추적 모니터링을 해오고 있다.

연구킴은 돌고래의 꼬리에 폐그물이 걸린 지 적어도 두 달 가까이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인간의 힘으로 바다에서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 꼬리에 걸린 폐그물을 뗄 수도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남방큰돌고래가 주요 유영하는 연안 500m 내에서는 조업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그 안에는 수중 쓰레기 정화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도는 멸종위기에 처한 남방큰돌고래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생태법인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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