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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차주 이자부담비율 비취약차주의 2배...내년까지 연체율 오를듯

중앙일보

입력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 채무 관련 법무법인 광고물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 채무 관련 법무법인 광고물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고금리에 주춤했던 가계대출이 다시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소득이 적은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이 비취약차주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취약차주의 연체율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가계대출 취약차주(저소득ㆍ저신용ㆍ3개 이상 대출 보유자)의 연체율은 8.86%로 비취약차주(0.35%)에 비해 크게 높다. 지난해 2분기 5.93%이던 취약차주 연체율은 꾸준히 상승해 1년 3개월새 3%포인트 가까이 치솟았다.

소득은 적고 신용이 낮아서 이자 부담이 크다보니 연체율도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취약차주의 이자부담비율(연간 이자지급액/연간 소득)은 20.7%로 비취약차주(11.8%)의 2배 이상이다. 한은은 이자부담비율은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체 대출자 중 취약차주 비중이 3분기 기준 5.2%(잔액 기준)로 크지 않아 아직은 연체율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의 또 다른 ‘약한 고리’인 자영업자 대출도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3분기 기준 1.24%로 2022년말(0.69%) 대비 0.5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전체 자영업자 대출 중 연체차주들이 보유한 대출 비중은 3분기 2.47%로, 전년말(1.35%) 대비 1.13%포인트 증가했다. 현재 일부 대출을 연체중인 자영업 대출자가 향후 보유 대출을 모두 연체할 경우 연체율이 2%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의미다. 3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52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김인구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3년 12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김인구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3년 12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전체 가계신용(가계대출+신용카드 등 외상거래) 규모 역시 3분기 기준 1875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고금리에 줄어들던 가계대출이 올해 4월~10월까지 월 평균 3조7000원씩 증가한 영향이다. 한은은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주택 구입 자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자금용도별 신규취급 가계대출(국내은행 기준) 비중을 보면, 1∼3월 41.3%였던 주택구입 용도 비중이 4∼10월 46.9%로 늘었다.

문제는 이러한 빚 부담이 소비 제약으로 이어져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제약 임계치(45.9%)를 초과하는 가계대출 차주의 비중은 지난해 말 6.1%에서 올해 2분기 말 6.3%로 0.2%포인트 증가했다. 소득이 낮은 차주일수록 소비 제약에 미치는 영향(저소득 +0.5%포인트, 중소득 +0.4%포인트, 고소득 +0.1%포인트)도 커진다. 3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 추정치는 101.4%다. 한은은 이 비율을 점진적으로 80% 이하로 낮춰야 경제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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