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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m 활주로에 24시간 운영...가덕도공항, 2029년말 개항

중앙일보

입력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자료 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자료 국토교통부

 1단계로 약 13조원을 들여 부산 가덕도 일원에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국제공항을 짓는 내용의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이 본격화된다. 개항은 2029년 말을 목표로 잡았다.

 국토교통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해 29일 고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본계획 고시는 해당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의미다. 이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은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 일원 666만 9000㎡ 부지에 만들어진다. 24시간 여객 수송과 함께 글로벌 물류허브공항이 되는 게 목표다. 항공수요는 2065년 기준으로 여객은 연간 2326만명, 화물은 33만 5000t이다.

 이를 위해 우선 1단계로 대형화물기인 B747-400F 등이 이착륙 가능하도록 3500m 길이의 활주로 1개를 건설하고, 연간 17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을 만든다. 또 연면적 1만 7200㎡의 화물터미널을 짓고, 화물 관련 시설 용지 9만 8000㎡도 조성한다. 연간 화물처리 가능용량은 26만t가량이다.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주요 내용. 자료 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주요 내용. 자료 국토교통부

 국토부는 항공물류, 해운과 항공을 결합한 Sea & Air 항공복합물류 활성화를 위한 특화 단지 등의 입주가 가능한 지원시설부지 126만㎡(축구장 약 180개 규모)도 별도로 조성해 부산항 신항과 연계한 물류중심 공항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선 해상에 대규모로 건설하는 첫 공항인 만큼 태풍 등에 의한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100년 빈도의 파고에도 견딜 수 있는 방파호안도 만든다. 또 활주로 중심선, 착륙 각도, 활주로에서 항공기까지 거리 등의 정보를 제공해 비행기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정밀계기접근(Cat-Ⅲ)이 가능한 항행안전 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

 신공항 접근교통망으로는 가덕대교~신공항 사이 접근도로, 부산신항철도와 신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 등을 건설한다. 이와 함께 해상을 통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연안연객터미널 설치도 추진되며, 미래모빌리티로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AM) 이착륙장인 버티포트 부지도 반영했다.

가덕도신공항 시설배치 평면도. 자료 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 시설배치 평면도. 자료 국토교통부

 이렇게 만들어지는 가덕도신공항은 우선 국제선 전용공항으로 사용하고, 국내선은 기존 김해공항을 이용할 예정이지만 세부적인 운영계획은 개항 2~3년 전에 확정하게 된다. 국토부는 기본계획 고시에 이어 내년 상반기 중에 여객터미널 건축설계 공모, 부지조성 공사 발주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백원국 국토부 2차관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공항건설을 전담할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도 내년 4월까지 설립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할 것”이라며 “안전과 품질이 확보된 신공항을 적기에 건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덕도신공항의 풀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부산지역에서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를 오갈 여객기와 화물기를 얼마나 많이 유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공항은 철도 등 다른 교통수단과 달리 시설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곧바로 항공기 취항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수는 “민간 공항은 아무리 잘 만들어놔도 항공사의 시장분석 결과에 따라 취항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가덕도신공항 접근교통망 계획. 자료 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 접근교통망 계획. 자료 국토교통부

 향후 확장사업에 투입될 사업비 조달도 만만치 않다. 앞서 이뤄진 가덕도신공항 사전타당성조사에선 항공수요가 늘어 활주로 1개 등을 더 만들 경우 소요될 비용을 7조원으로 잡았다. 1단계에 투입되는 13조원을 합하면 무려 20조원에 달한다.

 이는 인천국제공항이 현재 마무리단계인 4단계 확장사업을 포함해 활주로 4개와 여객터미널 2개, 탑승동 1개와 화물터미널 등을 건설하는 데 투입한 총 사업비(약 18조)를 뛰어넘는 규모다. 일부에선 해상에 짓는 대규모 공항인 만큼 공사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생길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제 사업비는 예상보다 훨씬 많이 소요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구조물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부등침하’에 대한 우려도 있다. 당초 국토부는 부등침하를 고려해 가덕도신공항을 완전해상공항으로 건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해 개항을 앞당겨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지난 4월 공항을 육지와 해상에 걸쳐서 짓는 방식으로 공법을 바꿨다.

 이렇게 하면 바다를 매립해야할 규모가 줄어들어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다. 대신 육지에 만들어진 시설과 바다를 메워 만들어진 구조물 사이에 불균등하게 침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당시 국토부는 “외국의 유사공항 사례를 보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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