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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얼굴 없는 천사’ 24년째 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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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을 세고 있다. [연합뉴스]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을 세고 있다. [연합뉴스]

200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성탄절 전후로 주민센터에 익명으로 성금을 기부해 온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누적 기부금은 9억원을 넘었다.

전주시에 따르면, ‘얼굴 없는 천사’는 27일 오전 10시13분쯤 완산구 노송동 주민센터 주변에 성금을 두고 사라졌다. 노송동 주민센터에는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익명 전화가 걸려왔는데, “이레교회 표지판 뒤에 (성금 상자를)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가 끊겼다. 주민센터 측은 “중년 남성 목소리였다”고 전했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현장에 가보니 전화 내용대로 A4용지 상자가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오만원권 지폐 다발과 동전이 든 돼지 저금통, 편지가 들어 있었다. 편지엔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주민센터 측이 상자 속 성금 액수를 확인한 결과 8006만3980원이었다. 올해까지 24년간 ‘얼굴 없는 천사’의 총 기부액은 9억6479만7670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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