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롤스로이스' 마약 준 의사 구속...마취 여성들 성폭행도

롤스로이스 돌진 사건 가해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혐의를 받는 40대 염모 씨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 밖으로 나가고 있다. 뉴스1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하고 마취 상태인 환자들을 성폭행한 의사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부장판사는 이날 40대 의사 염모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염씨는 지난 8월 2일 자신의 병원에서 치료 목적 외의 프로포폴 등 마약류를 처방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

염씨로부터 마약류를 처방받은 신모(27)씨는 이날 약물에 취해 차를 몰다 행인을 치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지난 9월 구속 기소됐다.

경찰은 염씨가 당시 신씨의 진료기록을 거짓으로 기재했다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밖에 염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마취 상태인 여성 10여명을 불법 촬영하고 일부를 성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압수한 염씨의 휴대전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성범죄 정황을 포착하고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 준강간, 준강제추행 등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또 지난 10월 의사 면허가 정지된 상태에서 자신의 병원에서 추가로 의료행위를 한 혐의(의료법 위반)도 받는다.

염씨는 이날 영장 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오면서 롤스로이스 사고에 책임감을 느끼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느낀다. 죄송하다”고 짧게 말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