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가요대전’ 티켓 사기…K팝팬 수백명 입장 못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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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성탄절 오후 열린 ‘SBS 가요대전’에서 위조 티켓 피해자가 속출했다.

A(20)씨는 지난 25일 SBS 가요대전을 방청하려고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 갔다가 헛걸음을 했다. A씨가 온라인 중고마켓에서 산 티켓이 가짜라며 입구에서 제지당했기 때문이다. A씨는 “번개장터를 통해 만난 사람에게 지난 15일 즈음 서울까지 가서 실물 표를 받아왔다. 알고 보니 나한테 표를 판 사람도 (사기 업체 측) 알바였다”며 황당해했다. A씨는 40만원짜리 표를 4장 구매했고, 판매자가 택시비 명목으로 10만원을 더 요구해 총 170만원의 피해를 봤다.

수백명으로 추산된 가짜 티켓 피해자엔 부산에서 상경한 팬들부터 중국인·일본인 등 해외 K팝 팬들까지 대거 포함됐다. SBS 측은 25일 오후 “공연 당일 현장에서 가짜 티켓이 판매된 사실을 알게됐다”며 “피해 사실을 파악하고 즉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날 SBS 가요대전에는 아이브, 뉴진스, 있지(ITZY), (여자)아이들, 동방신기 등 유명 연예인들이 총출동했다. 티켓을 구하려는 경쟁도 그만큼 치열했다. 행사장은 1만여 석 규모였지만 표 대부분은 외국인 전용 표였다. 국내에 풀린 표 자체가 5000여 장밖에 되지 않아 암표 거래가 횡행했다는 게 관람객들의 설명이다.

이번 범죄가 조직적인 티켓 사기라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관람객들에게 가짜 티켓을 직거래로 판매한 B(20)씨는 2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B씨는 “지난 4일 알바몬 공고를 보고 ㈜갤럭시라는 업체에 지원했다”며 “회사 직원이라는 C씨와 문자를 주고받았고 강남 사무실 근처에서 만나 표를 배부받았다. 25일 오전부터 C씨와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C씨는 B씨에게 “비매품 표를 양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B씨에게는 표 1개를 거래할 때마다 커미션으로 5%를 지급했다.

지금까지 B씨가 판매한 가짜 티켓은 40~50장 가량으로 파악된다. 가짜 티켓 피해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는 이미 90여 명이 모인 상황이다. B씨는 “업체 측이 다른 알바까지 고용한 것으로 보이고, 31일 열릴 방송국 행사표까지 팔려고 시도하던 터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며 “피해 보신 분들께 죄송하고,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연말연시를 맞아 공연 티켓 사기가 반복되고 있다”며 “가급적이면 정식적인 방식 외에는 거래를 삼가달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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