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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팀에 색을 입혀라” 팬의 특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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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024시즌 개막 D-100 포스터에 등장한 이정후(왼쪽). [MLB닷컴 인스타그램 캡처]

2024시즌 개막 D-100 포스터에 등장한 이정후(왼쪽). [MLB닷컴 인스타그램 캡처]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25)가 내년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팀의 새로운 간판으로 꼽혔다. 샌프란시스코는 올겨울 일본 투수 겸 타자 오타니 쇼헤이와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영입전에도 뛰어들었지만, 모두 LA 다저스에 뺏겼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큰 수확이다. 그만큼 그를 향한 관심과 기대도 크다.

MLB닷컴은 26일 빅리그 30개 구단 팬들의 연말 소원을 소개하는 특집 기사에서 ‘이정후가 팀에 확실한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을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바람으로 꼽았다. 이 매체는 “이정후가 ‘스타’인지 아닌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샌프란시스코는 뚜렷한 특색이 없는데, 이정후는 그간 팀이 찾던 스타일의 경기력과 개성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수·주를 갖춘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 것이다. 기회는 충분하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일찌감치 이정후를 “새로운 1번 타자 겸 주전 중견수”로 예고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도 이정후 입단식에서 “최근 MLB는 콘택트 능력을 갖춘 타자를 선호한다. 우리 팀에도 그런 타자가 필요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가장 영입하고 싶었던 선수가 이정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정후에게는 상대 투수의 구종을 빨리 알아채는 능력이 있다”며 “이 기술은 무척 특별하다. 분명히 MLB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역대 한국인 선수 포스팅 최고액이자 아시아 야수 최다 규모인 6년 1억1300만달러(약 1469억원)에 이정후를 영입한 배경이다.

MLB 사무국은 앞서 지난 20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2024년 정규시즌 개막 D-100’ 홍보 이미지에 이정후 사진을 활용했다. 그 밖에 요시다마카타카(보스턴 레드삭스), 크리스천 옐리치(밀워키 브루어스),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매리너스), 호세 라미레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등이다.

한편 MLB닷컴은 이번 올겨울 영입전 승자인 다저스와 관련해 “모두 알고 있듯, 오타니가 완벽한 선물 한 상을 차려줬다”고 언급했다. 이어 “야마모토와 타일러 글래스노우 영입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9121억원)에 사인해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기록했다. 심지어 총액의 97%인 6억8000만달러를 계약 종료 후 받는 ‘지급 유예’ 조항을 넣었다. 다저스가 우승 전력을 확보하도록 돕겠다는 의지다.

실제로도 힘을 보탰다. 오타니는 다저스와 야마모토의 미팅에 함께 참석해 “나와 함께 우승하자”고 설득했다. 글래스노우에게도 “내년에는 당신을 위해 홈런을 치겠다. 내후년엔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지자”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글래스노우는 계약 후 “오타니와 함께 뛰고 싶은 마음이 커져 계약했다”고 털어놨다.

MLB닷컴은 오타니가 떠난 LA 에인절스 팬의 소원으로는 ‘마이크 트라우트의 건강’을 꼽았다. “세대를 초월하는 수퍼스타 한 명(오타니)이 떠났지만, 다행히 한 명(트라우트)은 남았다. 다만 트라우트는 2018년부터 매년 140경기 이상을 뛴 적이 없다. 그가 많은 시간을 필드에서 보내야 할 것 같다”고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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