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담배꽁초와 라이터가 나와 경찰이 화재 원인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26일 화재 현장 합동 감식 중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301호 작은 방에서 담배꽁초와 라이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를 결정적 증거물의 일부로 보고 전날 화재 사고와의 관련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그 외 화재 원인과 관련한 여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폭넓게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3시간 20여분 동안 아파트 화재 현장에 소방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인력 21명을 투입해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를 조사한 경찰은 실화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김상훈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이날 합동 감식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장에서 결정적 증거물을 입수했으며 인적 요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람의 부주의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 기구 오작동, 누전 등 전기적 요인이나 방화 등 그 밖의 원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성탄절인 전날 오전 4시 57분쯤 방학동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 있는 301호에서 불이 나 약 4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이 불로 4층 거주민 박모(33)씨와 10층 거주민 임모(38)씨가 사망했고, 주민 30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박씨와 임씨의 시신 부검 1차 결과에 따르면, 두 사람의 사인은 각각 '여러 둔력에 의한 손상'과 '연기 흡입에 의한 화재사'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날 이뤄진 합동 감식과 부검 결과 등을 바탕으로 관련자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