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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파월'에 은행채 금리 연중 최저…'영끌족' 부담 줄 듯

중앙일보

입력

국내 은행채 금리가 빠르게 내려가며 올해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등 주요국의 피벗(통화정책 변경)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시장 금리 하향은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 반영돼 채무자의 이자 상환 부담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은행채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6일 서울의 한 은행에 붙은 예금 금리 안내문의 모습. 뉴스1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은행채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6일 서울의 한 은행에 붙은 예금 금리 안내문의 모습. 뉴스1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무보증‧신용등급 AAA 기준) 금리는 지난 22일 연 3.793%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다. 지난 10월 26일 연 4.81%를 기록하며 연내 최고점을 찍었지만 지난 14일 전날 대비 0.235%포인트 떨어지며 3%대(연 3.811%)에 진입한 이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말 4%대로 올라선 이후 상승세를 나타냈던 은행채 금리의 방향을 돌린 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입이다. 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시장 예상과 달리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했다”라며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메시지를 던졌다.

이 영향으로 지난 10월 16년 만에 연 5%를 넘었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빠르게 떨어졌다. 지난 22일에는 연 3.9%를 기록하며 4%를 밑돌았다. 전 세계 시장금리의 지표 노릇을 하는 미국 국채 금리 하락은 한국 시장 금리에도 곧장 반영됐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채를 비롯한 국내 시중금리가 글로벌 금리에 연동돼 하락 흐름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시중 금리가 인하하며 은행 대출 금리도 낮아지는 모양새다. 은행채 금리를 기준으로 이자율이 변하는 고정형 금리가 먼저 움직였다.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22일 연 3.39~5.42%다. 지난 10월 31일(연 4.39~6.39%)과 견줘 금리 상하단이 모두 1%포인트가량 낮아졌다.

상대적으로 변동형 대출금리의 내림 폭은 작다. 고정금리와 달리 변동금리 상품의 준거 금리는 매달 15일 전후 발표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다. 지난 15일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로 전달(3.97%)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3개월째 상승이다. 이에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22일(연 4.37~6.23%)과 지난 10월 31일(연 4.55~6.28%)에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코픽스도 내년 이후 내림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코픽스가 반영하는 예금 금리가 이미 떨어져서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연 4%대 금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현재의 시장 금리 하향세가 지속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나쳐 이를 꺾기 위한 움직임도 속속 나와서다. 패트릭 하커 미국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20일 “Fed가 바로 금리 인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은 이미 시장 금리 등에 선 반영돼 있어 향후 금리 방향성은 불투명하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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