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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도 여성·비정규직 임금 차별…"여성 밑바닥, 유리천장 있어"

중앙일보

입력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전경. 사진 홈페이지 캡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전경. 사진 홈페이지 캡쳐

국내 박사학위 보유자 중 여성과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 차별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임금 상·하위 10% 구간에서 성별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26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박사학위 보유자의 성별·고용형태별 임금격차’에 따르면 박사학위 보유자의 임금 격차를 최하위(10분위)부터 최고위(90분위)까지 분석한 결과, 중분위보다 양극단으로 갈수록 격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성별 분석에선 남성 박사 3600명과 여성 박사 358명, 고용형태별 분석에서는 정규직 박사 3757명과 비정규직 박사 237명의 자료를 활용했다.

예를 들어 70분위에서의 임금 격차 로그값은 0.162로 가장 작았는데, 10분위선 0.311, 90분위에선 0.286으로 나타났다. 로그값이 양수이면 남성박사의 평균임금이 여성박사의 평균임금보다 높고, 그 값이 클수록 남녀 간 임금 격차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분위 또는 고분위로 갈수록 교육, 경력, 생산성 차이 등을 이유로 설명되지 않은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연구진은 “저임금 박사군에서의 밑바닥 일자리 효과가 명확하게 관찰됐다”며 “고임금 박사군에서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밑바닥 일자리 효과란 여성들이 낮은 임금을 주는 일자리에 막혀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사진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사진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고용 형태별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설명되지 않는 요소에 의한 임금 격차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비정규직 페널티가 이러한 격차를 주도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부문을 따로 떼어내 분석한 경우 전체보다 설명되지 않는 격차의 비중이 작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정규직에 비해 불리하긴 하지만 인문사회계를 포함한 박사 전체에 비해 STEM을 전공한 비정규직 박사의 처우가 상대적으로 그나마 양호함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김명환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미 잘 알려진 유리천장 효과 이외에도 저임금 박사군에서 성별 임금 차별이 확대되는 밑바닥 일자리 효과가 나타나는 등 국내 박사 노동시장에 그동안 주목받지 않은 특이점이 존재한다”며 “국내 고급 인력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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