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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선 "묵언수행 그만"…與한동훈 등판에도 이재명 버티는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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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가 27일 출범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당 쇄신 요구가 나오지만, 이재명 대표는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묵언 수행을 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3.12.2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3.12.22

이낙연 전 대표와 당 혁신을 주장하는 의원모임 ‘원칙과 상식’은 앞서 이 대표를 향해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며 응답 시한을 연말로 못박았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1일에도 “연말까지 민주당에 시간을 주겠다는 제 말은 유효하다”며 재차 이 대표를 압박했다.

12월 31일까지 엿새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 대표는 이같은 요구에 아무런 반응이 없다. 최근 최고위원회의 등 공개석상에선 민생ㆍ경제 메시지에만 집중했다.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의 사퇴를 공개 거론한 21일에도 이 대표는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의견이야 얼마든지 말씀하실 수 있는 것”이라고만 했다.

당 지도부에선 이 전 대표 측과 “최대한 접점을 마련해보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이 전 대표 측과 두루두루 연락하고 있다. 선택의 수가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서로 노력을 좀더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의 통합비대위 제안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다. 또다른 측근은 “이 전 대표가 (통합 비대위 설치라는) 받을 수 없는 요구를 하니 어렵다. 당원 중에선 오히려 ‘나가게 두라’며 화가 많이 난 분도 많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비판이 나온다.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묵언 수행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김부겸 전 총리와 만남 이후 이 대표와 당 지도부를 통해 당의 활로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며 “당 대표실 안에서 묵언수행을 마치고 진짜 정치로 나와야 한다. 진검승부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그간) 현상 관리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쇄신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 이유론 견고한 당 지지율이 꼽힌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지난 9월 법원에서 기각된 후 10~12월에 걸쳐 양대 여론조사업체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30%대(한국갤럽), 40%대(리얼미터)를 유지하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도부 교체도 당 지지율이 떨어지거나 선거에서 졌을 때 하는 것”이라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후 당 지지율도 견고한데 당 대표가 물러날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0월 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패스트트랙 표결 참여를 위해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0월 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패스트트랙 표결 참여를 위해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영장 기각 후 이재명 리더십이 당내에서 굳건해진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 쇄신보다 공천 탈락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대표가 현역 의원은 무조건 경선을 치르도록 하는 이른바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면서 현역의 불만도 잠잠해졌다는 평가다. 한 수도권 의원은 “대표적 비명계로 불렸던 중진 의원들도 최근 침묵하고 있지 않나. 경선만 조용히 치르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에선 “이 대표가 총선 승리보다 당 대표직 유지와 재선에 더 관심 있는 것 아닌가”란 주장까지 제기된다. 통상 양당이 총선 시기가 되면 혁신경쟁을 통해 유권자에게 호소하지만 “사법리스크에 직면한 이 대표로선 총선 이후 전당대회에 또다시 나설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온다”(초선 의원)고 전했다.

다만 국민의힘의 한동훈 비대위 출범이 이 대표에게 압박 요소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25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전주 대비 2.3%포인트 상승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3.1%포인트 하락하면서 양당 간 지지율 격차가 2.6%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안으로 좁혀졌다. 박용진 의원은 “민주당이 샅바 잡히지 않기 위해 변화와 혁신, 체질 개선을 선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된다”며 “이재명의 플랜이 무엇인지 내놓을 타이밍”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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