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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참치! 꽁치!" 외친 한 총리…신신예식장서 '깜짝 주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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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신예식장을 찾아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를 위해 '깜짝 주례'를 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신예식장을 찾아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를 위해 '깜짝 주례'를 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경남 마산의 신신예식장을 찾아 깜짝 주례를 섰다.

신신예식장은 1967년 고(故) 백낙삼 사장이 문을 열었다. 길거리 사진사로 모은 돈으로 현 건물을 인수한 고인은 사진값만 받는 무료 예식장을 운영하며, 55년간 1만4000쌍에게 무료 결혼식을 올려줬다. 현재는 아들인 백남문 씨가 사장을 맡고 있다.

한 총리는 이날 ‘깜짝 주례’ 사실을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그는 “고인이 떠나신 뒤 부인과 아드님이 고인의 유지를 이어가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간이 나면 작은 힘이라도 꼭 보태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이날) 26년을 함께 살아오다 작은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는 분들이 계셔서 제가 주례를 서기로 했다”고 썼다. 이어 “혹시나 부담을 느끼실까봐 부부와 가족에게는 미리 알리지 않았다”며 “예식 전에 도착해 ‘오늘 주례를 맡게 되었다’고 인사드렸더니 부부는 물론 따님과 아드님, 시누이 부부까지 온 가족이 깜짝 놀라며 좋아하셨다”고 썼다.

또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서로 의지하며 희끗희끗한 머리가 마저 파뿌리 되도록 해로하시라고 말씀드렸다”고 주례사 내용도 전했다. 한 총리는 “신랑신부가 기념사진 찍으며 쑥쓰러워하시기에 제가 먼저 힘차게 ‘김치! 참치! 꽁치!’를 하니 다들 웃으셨다”고 현장 분위기도 전달했다. 한 총리가 외친 ‘김치! 참치! 꽁치!’는 고 백낙삼 사장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한 총리는 “내려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랑 중에 제일 애틋한 사랑은 오래된 사랑이 아닐까. 어려운 형편에도 열심히 일하면서 온갖 풍파를 함께 견딘 분들이 서리내린 머리로 식을 올리는 모습이 찡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 총리는 지난 4월 고 백낙삼 사장이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을 때 페이스북에 추모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그는 “백 대표님을 마음 깊이 애도하고, 부인과 아드님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누군가의 행복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더 큰 행복과 자부심을 느꼈다는 백 대표님의 봉사정신을 기억하겠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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