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한 TV 프로그램 여성 진행자가 생방송 도중 물티슈를 꺼내 스스로 화장을 지워나갔다. 여성들이 젊어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해방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페레르가 이런 일을 한 것은 맨얼굴로 대중 앞에 나선 여배우 패멀라 앤더슨의 영향이었다.
지난 4일 영국 패션 어워드에 참석한 패멀라 앤더슨. 화장을 지우자 온화한 표정이 드러났다. EPA=연합뉴스
올해 1월 자신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알리는 행사장에서의 모습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젊은 시절의 패멀라 앤더슨. 사진 인터넷 캡처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여성 잡지 마담 피가로에 따르면 스페인 배우이자 TV 프로 진행자인 소냐 페레르는 지난 4일 배우 패멀라 앤더슨이 영국 '패션 어워드 2023'에 민낯으로 참석한 일을 얘기하던 중 물티슈로 화장을 지워내기 시작했다. 섀도와 마스카라 등 눈화장부터 지우면서 "화장하지 않으면 우린 정말 달라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많이 변한다. 이건 현실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저는 26세가 아닌 46세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흐르지만, 동시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며 사람들이 SNS에 '필터'를 사용해 젊어 보이는 사진을 올리거나 성형 수술하는 것을 지적했다. 이어 페레르는 "이 행동을 통해 저는 사람들이 자연스러움, 그리고 꾸밈없이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길 원한다"고 말했다.
스페인 방송 진행자인 소냐 페레르가 방송 도중 화장을 지우는 모습. 사진 소냐 페레르 SNS 캡처. 연합뉴스
페레르는 방송 이후 자신의 SNS에 "패멀라 앤더슨은 화장기 없는 얼굴로 레드카펫을 밟으며 영원한 젊음을 추구하는 건 불가능하고 지치는 일이라고 말한다"며 "더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나는 20년 전보다 지금의 나를 훨씬 더 사랑한다"고 적었다.
패멀라 앤더슨(56)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으로 TV시리즈 '베이워치'로 1990년대 스타덤에 올랐다. 짙은 화장과 육감적인 몸매로 대중을 사로잡던 대표적인 섹시 스타였다.
지난 4일 런던에서 열린 영국 패션어워드 때 패멀라 앤더슨의 모습. 자세가 꼿꼿하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9월 열린 파리 패션위크 때 모습. 대중 앞에 맨얼굴을 선보인 건 이때가 처음이다. AP=연합뉴스
앤더슨은 지난 9월 파리 패션위크에 이어 지난 4일 영국에서 열린 패션 어워드에도 맨얼굴로 참석했다.
앤더슨은 엘르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그저 사람들이 내 외모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말을 들어왔을 뿐"이라며 자신의 전 메이크업 아티스트 알렉시스 보겔이 2019년 세상을 떠난 뒤 노 메이크업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알렉시스 없이는 화장을 안 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화장을 하지 않는 게 "자유롭고, 재미있고, 조금 반항적인 듯하다"고 말했다. "모두 짙은 화장을 하고 있다. 난 정반대의 행동을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어떻게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자세히 털아놨다.
"나는 우리 모두가 나이가 들면 조금 웃기게 보인다고 생각한다. 거울을 볼 때면 내 자신을 향해 웃게 된다. '우와, 이게 정말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인가?' 하고 말이다"
앤더슨은 파리 패션위크 참석 이후 보그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그저 모든 소녀를 위해 한 일"이라며 "요즘 같은 시대에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기나 하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그는 화장하는 것에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앤더슨은 모피를 반대하는 등 동물 보호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