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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北, 영변 경수로 가동 징후”…핵탄두 증산 우려

중앙일보

입력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IAEA 정기 이사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PA=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IAEA 정기 이사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PA=연합뉴스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서 실험용 경수로(LWR)의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한 정기 이사회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10월 중순 이후 북한 영변의 더 큰 경수로에서 활동이 증가했으며, 냉각기에선 다량의 물이 배출되는 것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영변 핵단지에는 흑연 감속로 방식의 5MW(e) 실험용 원자로가 있으나, 북한이 추가 건설한 실험용 경수로는 발전용량이 30MW로 추정된다. 이 원자로를 가동한다는 건 그만큼 더 많은 핵탄두 제조용 핵물질을 생산해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로시 총장은 “최신 관측에 따르면 배출된 수분은 따뜻한 상태로 보이며, 이는 새 원자로를 시운전할 때 진행하는 ’커미셔닝’ 단계와 일치하는 징후”라면서 “이는 원자로 활동이 임계 상태(핵 연쇄 반응이 자체 지속하는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원자로와 마찬가지로 이 경수로에서도 핵연료의 재처리를 거쳐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우려할 만한 움직임”이라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경수로 건설· 운영을 포함한 북한의 추가적인 핵 프로그램의 개발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IAEA는 북한이 2009년 4월 이후로 검증팀의 시찰을 거부하고 있어 원자로의 실제 운영 상태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IAEA는 현재 위성 사진으로만 북한의 핵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

앞서 미 캘리포니아 소재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도 북한의 새 원자로가 작동 중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결론 내리고 “핵물질의 중요한 공급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DC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도 올해 4월 보고서에서 “연간 약 20kg의 생산량으로 북한의 플루토늄 양을 급증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연료의 사용량에 따라 북한은 31개에서 최대 96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초 국방부가 발간한 국방백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북한은 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 최소 70여㎏을 생산했으며, 고농축우라늄(HEU)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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