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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로케] ‘서울의 봄’ 그곳, 실제 대통령 별장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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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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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 청남대

대통령 별장으로 유명한 청남대 본관 곳곳에서 영화 ‘서울의 봄’을 담았다. 백종현 기자

대통령 별장으로 유명한 청남대 본관 곳곳에서 영화 ‘서울의 봄’을 담았다. 백종현 기자

올해 극장가 최고의 히트 상품은 단연 ‘서울의 봄’이다. 20일까지 931만명이 다녀가 천만 관객 고지를 눈앞에 뒀다. 영화 흥행과 함께 실제 ‘12·12 군사반란’ 사건과 인물이 재조명되고, 관련 서적도 역주행하는 분위기다.

영화를 봤다면 흥미로워할 촬영지도 있다. ‘대통령 별장’으로 유명한 충북 청주의 청남대(1983년 건립)다. 역대 대통령이 휴가철에 침실·서재·회의실·접견실 등으로 쓰던 청남대 본관이 영화에 수차례 등장한다. 전두광(황정민) 일당이 최한규(정동환) 대통령을 압박하던 장면은 본관 ‘대통령 거실’에서 촬영했다. 본관 정문은 영화 초반 전두광 일당과 헌병대가 철문을 사이에 두고 육탄전을 벌이던 장소로 등장했다. 국무회의실, 한남동 공관촌, 미8군 영내 모습도 청남대에서 담았다. 촬영지 모두 일반에 공개된 장소여서 누구나 가볼 수 있다.

청남대 본관에는 낡은 소파와 벽난로, 브라운관 TV, 노래방 기계 등 역대 대통령이 쓰던 가구와 가전이 그대로 남아있다. 권력의 공간이라는 특수성, 특유의 고상한 분위기 덕분에 영화에도 여러 번 등장했다. ‘1987’ ‘효자동 이발사’ ‘나의 독재자’ 등에서도 나왔다. ‘서울의 봄’ 이용수 프로듀서는 “실제 대통령이 머물던 당시의 분위기가 남아 있어, 그 시대를 리얼하게 재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전두환과도 인연이 남다르다. 애초 그를 위해 지어진 ‘전두환 전용 별장’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일가가 휴가를 즐기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 지금도 청남대 곳곳에 남아 있다. 대통령 기념관에는 전용 보트였던 ‘영춘호’를 비롯해 스케이트화, 테니스 라켓 등 그의 물건이 다수 전시돼 있다.

전두환에 대한 역사의 평가가 달라지면서 청남대 풍경도 바뀌었다. 본관 뒤편에서 시작해 대청호반을 끼고 도는 1.5㎞ 길이의 산책로는 과거 ‘전두환 대통령길’로 불렸으나, 2년 전 ‘오각정길’로 개명했다. 동상도 애초에는 2개 있었는데 하나는 철거되고, 하나는 별관 뒷길로 옮겨졌다. ‘군사 반란을 주도하여 권력 장악’ ‘‘서울의 봄’을 짓밟고 비상계엄 전국 확대’ 등의 과오가 적힌 안내판도 생겼다. 전두환 동상이 이사하던 날, 다른 동상도 뒤편에 함께 옮겨졌는데, 그의 ‘50년 단짝’ 노태우의 동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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