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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죄 뒤집어쓰고 48년 억울 옥살이…70대 이 남성, 보상금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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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혐의를 받아 총 48년 1개월 18일을 복역한 후 7월에 석방됐고 이날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 선고를 받은 글린 시먼스(71). AP=연합뉴스

살인 혐의를 받아 총 48년 1개월 18일을 복역한 후 7월에 석방됐고 이날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 선고를 받은 글린 시먼스(71). AP=연합뉴스

살인 혐의를 받고 48년간 억울하게 수감생활을 한 미국의 70대 흑인 남성이 결국 무죄를 선고 받고 풀려났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미국 무죄판결 사건 데이터베이스를 인용해 전한 내용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총 48년 1개월 18일을 복역한 후 7월에 석방됐고 이날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 선고를 받은 글린 시먼스(71)다.

시먼스는 이로써 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 억울한 누명을 쓰고 복역했다가 풀려난 사람으로 기록됐다.

앞서 지난 7월 오클라호마 카운티 지방법원은 "과거 시먼스의 사건에서 중요한 증거가 변호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를 풀어줬다.

이와 관련해 담당 검사는 지난 18일 "새로운 재판을 진행할 만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밝혔고, 이튿날 판사는 시먼스의 무죄를 선고했다.

에이미 팔룸보 판사는 "수십년 간의 원고, 보고서, 증언 등을 검토한 결과"라고 밝혔다. 팔룸보 판사는 판결문에서 "법원은 시먼스가 유죄 판결을 선고 받고 투옥하게 된 범죄가 그가 저지른 게 아니라는 명확하고 확실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판시했다.

살인 혐의를 받아 총 48년 1개월 18일을 복역한 후 7월에 석방됐고 이날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 선고를 받은 글린 시먼스(71, 왼쪽). AP=연합뉴스

살인 혐의를 받아 총 48년 1개월 18일을 복역한 후 7월에 석방됐고 이날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 선고를 받은 글린 시먼스(71, 왼쪽). AP=연합뉴스

이 사건에는 시먼스의 공범으로 지목된 또 다른 남성이 등장한다. 1974년 12월 오클라호마주 에드먼드에서 발생한 주류 판매점 강도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돈 로버츠다.

당시 상점 직원은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고 시먼스와 로버츠는 범인으로 지목돼 1급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때 경찰은 다른 살인 사건에 연루된 범인들을 조사하다가 시먼스와 로버츠를 해당 사건 용의자 명단에 올렸다. 이 범인들이 참석했던 파티에 시먼스와 로버츠가 있었다.

경찰이 판단의 근거로 삼은 건 한 여성 목격자의 진술이었다. 이 여성은 경찰이 세워 놓은 용의자 중에서 시먼스와 로버츠를 지목했다. 여성이 나중에 진술을 번복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결국 시먼스와 로버츠는 1975년 사형을 선고 받았다가 나중에 종신형으로 감형됐다.

시먼스는 줄곧 무죄를 호소해왔다. 그는 "사건 당시 루이지애나주에 머물렀다"고 주장했지만 무시됐다.

로버츠는 2008년 가석방됐다. 시먼스는 그보다 15년이 더 지나서야 밖으로 나오게 됐다.

시먼스는 무죄 판결을 받은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드디어 정의가 실현됐다"며 "일어난 일을 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지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보상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오클라호마주가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보상금 최대 17만5000달러(약 2억30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보상금을 지급받기까지는 최소 몇 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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