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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봄' 역사의식 왜곡"…보수단체, 단체 관람한 학교 고발

중앙일보

입력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둔 영화 '서울의 봄'. 연합뉴스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둔 영화 '서울의 봄'. 연합뉴스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둔 영화 '서울의 봄'에 대해 보수단체가 시위과 고발을 벌이자 교원 단체들이 맹비난하고 나섰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의 한 중학교에서 지난 13일 서울의봄을 단체로 관람하자 이에 반발한 보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학교로 찾아와 시위를 벌였다.

해당 중학교는 학생들이 서울의봄과 다른 영화 중 하나를 골라서 볼 수 있게 했다고 한다.

보수단체들은 이 영화가 "학생을 선동해 왜곡된 역사의식을 심어준다"며 단체 관람을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학교 외에도 영화를 보는 다른 학교에도 민원을 넣기도 했다.

서울의봄은 1979년 12월 12일 발생한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다. 정권을 탈취하려는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과 그에 맞서 서울을 지키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의 긴박한 9시간을 그렸다.

개봉 직후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진의 뛰어난 연기,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호평이 잇따르면서 개봉 27일째인 지난 18일 총관객 수 900만명을 돌파했다.

보수단체들의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교조에 따르면 자유대한호국단이라는 보수단체는 서울의봄을 단체관람한 용산구 소재 학교의 교장을 '직권남용죄'로, 보수단체의 시위를 비난하는 성명을 낸 실천교육교사모임 간부를 '명예훼손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16일 낸 성명에서 "극우적 역사 인식을 관철하기 위한 방식으로, 교사의 교육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현 사태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도 "12·12는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며, 학생들이 자기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학교의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는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고발로 국가 행정력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수용하라"며 "역사적 사실을 정쟁으로 비화하려는 의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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