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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조가 있는 아침

(206) 할아버지 이야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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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할아버지 이야기
노업(1938∼)

할아버지 이야기는
주머니 속
군밤이다.

졸라대는 눈초리에
또 한 자락 꺼내시고

신나신
수염 사이로
언뜻언뜻 금니다.
-병아리 떼 노는 마당(조은)

시조로 쓰는 동심

어린이를 위한 시조, 어린이가 쓰는 시조를 동시조라고 한다. 이 시조를 쓴 노업 시인은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평생 봉직하신 분이다. 할아버지가 쓰신 동시조에 표지 그림과 삽화를 손주들이 그리고, 아들이 편집했으니 3대가 마음을 모아 펴낸 책이다. 핵가족 시대에 참으로 아름답고 권하고 싶은 일이라고 하겠다.

내일은 1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지, 그리고 곧이어 성탄절 연휴로 들어간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를 외치지만 세상은 그리 평화롭지 않다. 어린이의 마음이라야 천국에 들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성화(聖畫)에는 아기천사 그림이 많다.

올 성탄절은 조부모와 손주들이 만나는 날로 하는 것이 어떨까. 그리운 대가족 시대의 사랑을 나누는 귀한 시간을 만들어 보자.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