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경제 이렇게 본다/한일은행장 윤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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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금융자유화 시련 예상/인사·조직개편에 주력
경오년도 불과 1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올해 우리경제는 4년만에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등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새해 전망도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급변하는 경제환경속에서 각 부문의 전문가들은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읽고 있으며 새해 경제를 어떻게 보는지 알아본다.<편집자주>
올해는 어느때보다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나라의 어지러움이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우리경제에 어려움을 더해줬다.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여겨진다.
대외적으로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지역경제의 블록화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국내적으로 금융시장개방 및 금융산업개편에 따른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금융환경은 「금융혁명」이라고 부를 만큼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금융자유화는 언뜻 좋은 말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는 선진국 금융기관의 도산사례에서 나타나듯이 은행경영에는 가혹한 시련이다.
은행의 이익기반인 예금·대출금리차는 좁아지고 전산화등 투자비용은 커지고 있다. 은행들끼리 뿐만 아니라 「넌 뱅크」라고 불리는 유사금융기관 및 외국은행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치러내야 한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경제가 한때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믿는다.
새해에는 「살아남기 작전」에 모든 힘을 모아가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력강화가 급선이다.
인사·조직개편부터 단행할 필요가 있다. 국내은행들도 직급별 연한제를 실시해야하지 않느냐고 생각된다.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한일은행은 비서실에 조사역 4명을 두고 경영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갑작스런 조직개편은 무리가 따를 수 있으므로 점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창립 58주년을 맞아 군살빼기를 통한 제2의 창업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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