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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전력 획득 속도내라”… 국방부 “14→7년 줄이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열린 국방혁신위원회 3차 회의에서 김관진 혁신위 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열린 국방혁신위원회 3차 회의에서 김관진 혁신위 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고도화하는 북한 비대칭 전력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군 무기체계 획득 기간을 현재 평균 14년에서 절반인 7년으로 대폭 단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성일 국방부 자원관리실장은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방혁신위원회 3차 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국방획득 체계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성 실장은 국방획득 체계를 기존 2가지(구매·연구개발)에서 3가지(신속 소요·시범사업 후 획득·소프트웨어 획득)를 더한 5개로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획득 절차 중 중복되는 검증·분석 절차는 통합해 효율화하기로 했다.

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전력 획득 절차에 있어서 속도가 곧 안보”라며 “안보를 위한 전력의 획득은 통상적인 정부 조달 절차와 엄격히 차별화해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늘색 넥타이에 정장 차림을 한 윤 대통령은 “북한은 침략과 핵 선제공격을 헌법에 명문화한 세계 유일한 나라”라며 “끊임없이 위협적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을 언급하고 “북한의 도발은 그들의 일정표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므로 늘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북한 ICBM 발사에 맞서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와 한·미·일 전투기가 한·일 방공식별구역 중첩 상공에서 연합공중훈련을 하는 모습. [사진 합동참모본부]

이날 북한 ICBM 발사에 맞서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와 한·미·일 전투기가 한·일 방공식별구역 중첩 상공에서 연합공중훈련을 하는 모습. [사진 합동참모본부]

윤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우리 군의 감시 정찰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 달라”며 전력 획득 절차의 단축을 통한 효율성 확보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접근 기회, 부패 소지 방지 등을 고려한 일반적 절차를 전력 획득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뒤늦게 철 지난 무기를 배치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것은 재정 낭비일 뿐 아니라 안보 무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군의 수요 제기 이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실전 배치가 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절차를 과감하게 혁파하고 효율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으로 미국이 확장 억제 전력을 운용하는 모든 의사 결정 과정에 한·미 간 협력 기반이 마련된 것을 상기하고 “이는 미국의 핵우산으로 일방적 보호를 받던 것에서 우리의 역할이 대폭 강화된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강화될 우리의 감시 정찰 능력을 한·미 간에 공유하고 한·미·일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활용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군 당국은 지난 19일 오전 9시를 기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warning data)의 실시간 공유체계 가동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에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김명수 합참의장, 이영수 공군참모총장 등 군 지휘부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국회에서는 한기호 국회 국방위원장이 왔으며,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도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선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인성환 2차장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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