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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훈련 많았다"…女1호 대통령 경호관, 배우로 전향한 사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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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수련. 이수련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이수련. 이수련 인스타그램 캡처

넷플릭스 예능 ‘사이렌 불의섬’에서 출연한 배우 이수련(42)이 청와대 첫 여성 경호원 시절을 언급하며 “어차피 한 번 사는 거 가치 있게, 멋있게 살고 싶다”고 밝혔다.

이수련은 20일 방송된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에 출연해 경호원 시절과 배우로 전향한 계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수련은 대통령 경호실에 대해 “경호실은 군대적인 조직 문화가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라며 “훈련때 조교들이 ‘저기 보이는 저 골대 찍고 옵니다. 선착순 1 2 3’하면서 ‘힘듭니까?’ 그러면 ‘아닙니다’ 해야 하는데 저는‘너무 힘들어요’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저 때문에) 저희 동기들이 전부 얼차려 받았다”며 미안해하며 “지금은 쉬는 시간 있으면 같이 족구하고 축구하고 이런 문화가 더 익숙하다”고 했다.

이수련은 여성 1호 대통령 경호관에서 배우가 된 이유에 대해 “제가 영문과 출신이어서 미국이나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국빈들이나 정상들을 근접 수행했다. 이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정말 좋았는데, 어느 날 사무실에 앉아 있다가 5년 후 10년 후 내 모습이 어떻게 될지, 이 조직에서 내가 오를 수 있는 직위가 어딘지 예상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자 너무 재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돼서 33살에 10년 일했던 청와대에 사표를 딱 냈다”며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거 한번 해보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수련은 “경호관 시절 죽는 훈련을 많이 했다”며 “죽는다는 건 인간의 본능에 위배되는 것이지만, 그에 반하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했다. 지금도 어떤 사람들을 좀 구해줘야 할 땐 망설이지 않고 뛰어들게 된다. 기회가 됐을 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나를 써버리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수련은 태어날 때부터 우심방 중격 결손이라는 병을 앓았다. 이는 선천성 심장병으로, 우심방과 좌심방 사이의 벽의 결손을 통해 혈류가 새는 기형을 말한다.

이수련은 “어렸을 때 많은 분들한테 받은 피로 살았으니 저도 똑같은 도움을 드리고 싶다”며 “헌혈을 꾸준히 하고 있고, 장기 기증 서약도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내가 어떤 배우가 돼야 하지?’ ‘내가 내 인생에 어떤 감독이 돼야 하지?’ ‘내가 내 인생을 어떻게 써나갈까?’ 등의 고민을 계속한다”며 “어차피 한 번 사는 거 가치 있게, 멋있게, 두근거리게 살다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게 저의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온 이수련은 2004년 대통령 경호관 공개 모집을 통해 여성 공채 1기로 경호실에 들어갔다. 그는 2013년까지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 10년간 총 3명의 대통령을 경호했다. 그는 근무 10년째였던 2013년 33살의 나이에 사표를 제출하고 연예계로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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