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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행사? 또 트레이드설 나온 김하성

중앙일보

입력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AP=연합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AP=연합뉴스

이제는 연례행사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또 제기됐다. 다만 어느 때보다 이적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17일(한국시간) "긴축 재정에 들어간 샌디에이고가 내야수 김하성과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트레이드 대상자로 분류했다"고 보도했다.

김하성의 트레이드설은 매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2년차를 맞은 2022년 현지 매체들은 김하성을 트레이드해 외야수를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 특급 내야수들이 많은만큼 확실한 주전이 아닌 김하성을 보내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자는 주장이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AP=연합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AP=연합뉴스

2022시즌 뒤에는 김하성을 영입하려는 다른 팀들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주전 유격수로 뛸 수 있는 수비력을 선보였고, 타격 생산력도 향상되면서 김하성에 대한 평가가 높아졌다. 2루수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문)를 수상하고, 실버슬러거상 후보에 오른 김하성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포수 조이 바트와 젊은 투수 1~2명, 외야수 한 명을 내주고 김하성을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하성은 의연한 태도다. 샌디에이고와 계약기간이 1년 남은 만큼 연장 계약이 어렵다면 주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팀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김하성은 "처음에는 이적설에 스트레스 받았지만, 지금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다른 팀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라며 "뛸 수 있는 출전 시간이 주어진다면 상관없다"고 했다.

샌디에이고는 최근 몇 년간 '윈나우' 기조를 세우고 대형 계약을 연이어 맺었다. 잰더 보가츠, 마차도와, 다르빗슈 유와 장기 계약을 맺었다. 트레이드도 즉시 전력감 위주로 진행하면서 유망주들을 많이 잃었다. 올해 선수단 연봉총액은 무려 2억5500만 달러(약 3300억원)로 뉴욕의 부자구단(메츠, 양키스)에 이은 3위였다.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21년 야심차게 대권 도전에 나섰으나 79승 83패로 5할 승률도 못 넘겼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머물려 포스트시즌에도 못 갔다. 지난해엔 지구 2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진출했으나 월드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올해는 82승 80패로 겨우 5할을 넘기는 데 머물렀다.

그런 샌디에이고가 폭탄을 맞았다. 중계권 계약을 맺은 다이아몬스 스포츠그룹이 파산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올해는 80%를 보장받았지만, 내년엔 수익이 줄어든다. 현금 유동성 문제 때문에 구단 일부 주식을 매각하고, 대출도 받았다. 결국 내년엔 20% 이상 선수단 연봉을 줄여 사치세를 내지 않기로 했다. 디애슬레틱은 "샌디에이고는 2024년 연봉 총액을 2억 달러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전했다. 후안 소토, 그리고 트렌트 그리샴을 이미 트레이드로 보냈다.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도 장기 계약을 맺은 선수들을 빼면 김하성과 크로넨워스가 가장 높은 상품성을 가진 선수다. FA로 풀리기 전에 트레이드를 해 재정 압박에서 벗어나고, 유망주를 얻는 전략을 펼 수 있다. 어쩌면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서울 시리즈'에서 김하성의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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