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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자 10명 중 6명은 ‘상속형 부자’…일등공신 부동산”

중앙일보

입력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펼쳐보이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펼쳐보이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의 부자 10명 중 6명은 부모나 조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상속형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 10명 중 2∼3명만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부자 연구 10년을 종합한 ‘대한민국 부자보고서’ 단행본을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자산가로, 매년 약 1000명의 대상으로 10년간 1만여명의 대상자를 통해 분석을 실시했다.

단행본에 따르면 부자의 기준은 2012년 평균 114억원에서 2021년 187억원으로 증가해 9년 만에 64% 늘어났다. 연구소는 그해 유동성, 경기 상황 등에 따른 심리적 요인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사 대상 10%는 2022년부터 부자의 재산 기준을 ‘300억원 이상’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부자가 보유한 총자산의 절반 이상은 부동산이 차지했다. 해외 부자의 부동산 비중이 15%인 것과 비교하면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부자의 95%가 자가를 보유하고 추가 부동산을 보유한 비율도 절반을 훨씬 웃돌았다.

연구소는 “최근 10년간 주택가격이 약 40% 상승했고 부동산 펀드 규모도 7배 이상 성장했음을 고려할 때 부동산 투자가 부를 일구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자들에게 부동산은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가장 적합한 투자처이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른 투자 자산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됐다”고 덧붙였다.

부자는 높은 수익률보다 잃지 않은 투자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정부 정책을 비롯해 세제 변화, 국내외 투자 환경 변화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10% 이상 수익을 낸 부자는 10명 중 3명꼴로 일반인의 2.4배에 달했다. 부자는 팬데믹 초기 유동자금을 확보하고, 간접투자 대신 주식 같은 직접 투자 비중을 확대했다.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경기 침체 등 불안이 지속되자 예금, 채권 등 안전자산과 외화자산(달러)으로 관심을 돌렸다.

부자는 수익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투자를 결정하기 위한 근거 수집에 더 적극적이었다. 이어 투자를 결심하면 주저 없이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

지난 10년간 부자의 소득 원천을 보면 근로소득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반대로 재산소득은 감소했다. 스스로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부자’가 많아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 부자 10명 중 6명은 상속형 부자라고 답해 최근 5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부자 중 40대 이하의 ‘영리치’는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비중이 높고 10명 중 7명 이상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등 재테크에 적극적이었다. 연구소는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또는 총자산 3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수퍼리치’에 대해서는 ‘타고났다’고 분석했다.

단행본에 참여한 저자들은 “부자들은 적은 돈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생활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며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 부자를 이해하고 팁을 얻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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