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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12주기인 날 밤…北,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17일 심야 시간대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데 이어 성명을 통해 추가 도발을 암시했다. 김정일 사망 12주기인 이날은 미국과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마친 정부 대표단이 귀국하고, 미 핵추진 잠수함이 한국을 찾은 날이다.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KN-23. 변칙기동이 가능하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KN-23. 변칙기동이 가능하다. 조선중앙통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38분 평양 일대에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 1발이 포착됐다. 해당 미사일은 약 570㎞ 비행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 합참은 “한ㆍ미간 긴밀한 공조하에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활동을 추적해왔다”며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즉각 포착해 추적ㆍ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일 간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세부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실시간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가 이번 달 정식 가동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2일 이후 25일 만이다. 한·미가 NCG 등을 통해 강도 높은 대북 압박에 나서자 무력시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NCG 2차 회의를 마친 뒤 공동언론성명에서 “미국 및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김정은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또 미사일 발사 직후 국방성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 이번 도발이 같은 날 부산에 입항한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추진잠수함(SSN)인 '미주리함'을 겨냥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성명은 “워싱턴에 모여 앉아 위험천만한 핵전쟁 궁리를 하자마자 핵동력잠수함 '미주리'호를 조선반도에 출현시킨 미국의 의도는 명백하다”며 “이러한 위태한 상황은 우리 무력으로 하여금 보다 공세적인 대응 방식을 택해야 할 절박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17일 부산작전기지에 미국의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이 입항해 있다.연합뉴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17일 부산작전기지에 미국의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이 입항해 있다.연합뉴스

또 “우리는 긴장 완화와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지역과 국제사회의 지향과 염원에 역행해 연말연시를 앞두고 까지 조선반도 지역에 또다시 핵전략수단들을 들이미는 미국의 도발적 행위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놓고 고체 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이나 역시 고체 연료 기반인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쏘는 등 고강도 도발에 앞서 명분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도 이날 “미국도 12월 중 혹은 늦어도 연초까지는 북한이 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도발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에는 연말 내부결속을 위한 목적도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북한 매체는 전날(16일) 김정은이 김정일 사망 12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하면서 “(김정일이) 사탕알이 없이는 살 수 있어도 총알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철의 의지를 지니셨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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