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축구로 호주서 돌풍…진효석 감독의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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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에 호주 출신 클럽으로 유일하게 참여 중인 진사커아카데미는 한국인 진효석 감독(뒷줄 맨 오른쪽)이 호주와 한국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축구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 한국유소년축구협회

아시아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에 호주 출신 클럽으로 유일하게 참여 중인 진사커아카데미는 한국인 진효석 감독(뒷줄 맨 오른쪽)이 호주와 한국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축구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 한국유소년축구협회

베트남 호치민 인근 휴양도시 판티엣에서 지난 15일 개막해 17일까지 진행 중인 아시아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 2023(Asian Youth Football Festival 2023 in Vietnam)에서 유독 주목 받는 팀은 진사커아카데미다. 호주 유스 축구를 대표해 참가한 이들은 체격과 파워, 창의성을 앞세운 호주 특유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투혼과 협동을 강조하는 한국식 정신력을 겸비한 ‘하이브리드 축구’로 주목 받았다.

진사커아카데미를 이끄는 사령탑은 한국인 진효석(55) 감독이다. 앞서 국내에서 15년 간 부천중원초를 이끌며 각종 전국대회를 제패했고, 실력 있는 제자들을 다수 배출했다.

그런 그가 호주로 건너간 건 지난 2009년이다. 어느날 문득 ‘가정에 충실하고 자녀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결정을 내리고 미련 없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심사숙고 끝에 호주 이민을 결정하고 타즈매니아로 건너가 새 삶을 살았다.

다시 한국 축구와 인연을 맺은 건 2년 뒤인 2011년이다. 진 감독은 “한국유소년연맹 12세 이하(U-12) 선발팀이 호주로 건너온 게 계기가 됐다”면서 “이후 한국에서 열린 U-12 국제대회에 호주 U-12 선발팀 지휘봉을 잡고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고 말했다.

아시아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에 호주 출신 클럽으로 유일하게 참여 중인 진사커아카데미는 한국인 진효석 감독이 호주와 한국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축구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 한국유소년축구협회

아시아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에 호주 출신 클럽으로 유일하게 참여 중인 진사커아카데미는 한국인 진효석 감독이 호주와 한국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축구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 한국유소년축구협회

본격적으로 선수 육성을 다시 시작한 건 2015년부터다. 호주 최대도시 시드니로 이주한 뒤 ‘진사커아카데미(Mr. Jin’s Soccer Academy)‘라는 간판을 내걸고 축구교실을 시작했다. 1명의 제자로 시작해 현재는 100여 명의 선수들을 가르치는 규모로 성장했다.

한국에서 오랜 기간 선수들을 가르치며 쌓은 노하우를 쏟아 부은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단기간에 팀 규모와 경쟁력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10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17세 이하 국제대회에 참가해 유럽 각국 내로라하는 클럽 유스팀과 경쟁해 정상에 올랐다.

한국의 정상급 유소년 클럽들과 맞대결해보고 싶어 참여한 이번 대회에는 아들(진대용 수석코치)과 함께 해 더욱 의미가 깊다.

명문 시드니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 중이던 진 수석코치는 축구교실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스포츠매니지먼트로 진로를 바꿨다. 이후 호주 3부리그 팀 산하 13세 이하(U-13) 팀을 맡아 지도자로 경험을 쌓고 있다.

아시아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에 호주 출신 클럽으로 유일하게 참여 중인 진사커아카데미는 한국인 진효석 감독이 호주와 한국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축구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 한국유소년축구협회

아시아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에 호주 출신 클럽으로 유일하게 참여 중인 진사커아카데미는 한국인 진효석 감독이 호주와 한국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축구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 한국유소년축구협회

진 감독은 “아시아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 창설 소식을 들은 뒤 대회를 준비하며 아들에게 모든 것을 위임했다”면서 “실력 있는 지도자로서 국제대회에서 마음껏 꿈을 펼쳐볼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 기간 중 선수들은 물론, 함께 한 부모들도 모두 만족했다. 앞으로도 수준 높은 대회에 참여해 선수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쌓아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진 감독은 향후 호주에 한국인을 위한 축구 클럽을 만드는 게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호주 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 한국 축구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고 언급한 그는 “축구를 너무 좋아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용기를 내지 못하는 유·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는 베트남 판티엣의 노바월드 K-타운에서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유소년협회가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을 맡았다. 한국과 베트남, 호주, 태국, 말레이시아, 홍콩 등 6개국 명문 유소년 축구클럽 46개 팀 400여 명의 축구 꿈나무들이 참여해 저마다의 장점을 살린 축구로 선의의 대결을 벌였다. 9세 이하(U-9), 10세 이하(U-10), 11세 이하(U-11), 12세 이하(U-12) 등 총 4개 부문에 걸쳐 우승팀을 가렸다.

참가 선수들은 베트남 굴지의 호텔&리조트 체인 노바월드가 스포츠전문 리조트로 조성한 K-타운의 숙박 및 스포츠 시설을 활용했다. 지난달 새롭게 문을 연 이곳은 4개 면의 국제규격 천연잔디 축구장을 비롯해 테니스 코트, 농구장 등 다양한 경기 시설을 갖췄다. 뿐만 아니라 수영장, 체력단련장, 회의실, 대규모 식당 등 부대시설도 완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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