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야구 新풍속… 단장은 LG, 감독은 현대 출신?

중앙일보

입력

김재현 SSG 신임 단장, 사진 SSG 랜더스

김재현 SSG 신임 단장, 사진 SSG 랜더스

단장은 LG 트윈스,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 프로야구 판에 새로운 공식이 만들어졌다. 무려 10명 중 6명의 단장이 LG, 5명의 감독이 현대 출신이다.

SSG 랜더스는 지난 15일 김재현 전 LG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를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김재현 단장은 1994년 LG에 입단했고, 2004시즌 뒤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로 이적했다. 201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엔 한화 이글스와 국가대표팀 타격코치를 거쳐 LG 프런트로 합류했다.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 김성룡 기자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 김성룡 기자

이종열 삼성 단장. 사진 삼성 라이온즈

이종열 삼성 단장. 사진 삼성 라이온즈

김재현 단장 선임으로 LG 출신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차명석(LG)·심재학(KIA 타이거즈)·이종열(삼성 라이온즈)·손혁(한화 이글스) 단장도 LG에서 프로선수로 경력을 시작했다. 비(非)선수 출신인 나도현 KT 위즈 단장은 LG 프런트 출신이다.

차명석, 이종열 단장은 1991년 LG에 입단해 은퇴할 때까지 뛰었다. 심재학 단장은 95~99년, 손혁 단장은 96~99년 LG 소속이었다. LG가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이다. 당시 LG는 미국 메이저리그 시스템을 도입해 프런트 육성과 강화에 힘을 쏟았다. 선수로 뛰면서 현장과 프런트의 모습을 모두 지켜봤다. 또 해설위원을 거치면서 여러 구단의 선수 및 지도자와 교감했다. 구단 입장에선 매력적인 카드다.

심재학 KIA 타이거즈 단장. 연합뉴스

심재학 KIA 타이거즈 단장. 연합뉴스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 뉴스1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 뉴스1

90년대 후반부터 프로야구를 취재한 이재국 해설위원은 "이른바 '신바람 야구'로 대표되는 LG 전성기를 지켜본 인물들이고, 엘리트였다. LG는 투수분업화를 비롯해 선진 기법 도입에 앞장섰고, 메이저리그 구단과도 교류했다. 자연스럽게 자산이 쌓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종열, 김재현 단장은 은퇴 이후에도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공부했다. 공부를 하는 해설위원은 자연스럽게 중계방송을 통해 자기 노하우를 발산할 수 있고, 구단들도 주목하게 된다"면서도 "LG 출신이라서 뽑은 건 아니지만, 그런 인물들이 LG를 많이 거친 것 같다"고 했다.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 뉴스1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 뉴스1

SSG는 김재현 단장 선임 전엔 이숭용 감독을 영입했다. 이 감독은 94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해 현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뛰었다. 사실상 한 팀이나 다름없는데, 특히 현대의 처음과 끝을 모두 함께 했다.

염경엽(LG), 박진만(삼성), 최원호(한화), 홍원기(키움) 감독도 모두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염 감독은 2000년 현대에서 은퇴한 뒤 프런트와 코치로 일했다. 박진만 감독은 96년 현대에서 데뷔해 2005년 삼성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4개의 우승 반지를 꼈다. 최원호 감독도 인천고를 졸업하고 현대에 입단해 4시즌(96~99년)을 뛰었다. 홍원기 감독은 비교적 짧은 2년(2006~07)만 있었다.

현대는 모기업의 힘을 빌려 과감한 투자를 했다. 그 결과 12년 동안 10번의 가을 야구를 했고, 1998년부터 2004년까지는 7년 동안 4번이나 우승했다. KBO리그 역사상 왕조로 꼽히는 팀 중 하나다. 뛰어난 선수들이 그만큼 많았고, 구단 운영도 수준급이었다. 그때 뛰었던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감독 후보로 적합한 40대 후반~50대 중반의 나이가 됐다.

이재국 해설위원은 "현대는 짧은 기간 안에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서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구단 내부에는 자율성도 있고, 코치들의 역할도 전문화되어 있었다. 개개인의 능력을 어떻게 조화시키고, 이기는지를 체득하면서 좋은 지도자가 된 것 같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