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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도 '보부상 패션' 빠졌다…제니가 유행시킨 구름백 매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기 끄는 퀼팅백

블랙핑크 제니가 ‘코스’ 퀼팅백을 맨 SNS 사진. [사진 제니 인스타그램]

블랙핑크 제니가 ‘코스’ 퀼팅백을 맨 SNS 사진. [사진 제니 인스타그램]

패딩백, 보부상 가방, 구름백, 구름빵 가방, 식빵백. 모두 요즘 유행하는 ‘퀼팅백(두 장의 천 사이에 충전재를 넣어서 누빈 형태가 특징)’을 부르는 이름이다.

겨울철을 맞아 몽글몽글 포근한 느낌을 주면서도 패션 포인트를 살릴 수 있는 퀼팅백이 인기다. 월 740만명의 사용자가 이용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의 11월 판매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상품명에 ‘퀼팅백’이 포함된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310%) 증가했다. 상품명에 ‘누빔가방’이 언급된 상품 거래액도 390% 증가했다. 퀼팅백의 인기는 검색 데이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동기간 퀼팅백을 일컫는 또 다른 용어인 ‘구름백’의 에이블리 내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0% 늘었고, 패딩 소재에 퀼팅 공법을 적용한 ‘패딩크로스백’은 280%, ‘퀼팅토트백’ 키워드는 1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딩백·보부상 가방·식빵백 등 별명

‘아카이브앱크’ 퀼팅백. [사진 각 브랜드]

‘아카이브앱크’ 퀼팅백. [사진 각 브랜드]

퀼팅백의 인기에는 블랙핑크 멤버인 제니의 역할이 크다. 패션 인플루언서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그녀가 2021년 자신의 SNS에 패션 브랜드 코스(COS)가 출시한 퀼팅백 오버사이즈를 메고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유행이 시작됐다. 집에서 외출하기 전 거울 앞에서, 후드티셔츠 차림의 공항패션에서, 프랑스 파리를 여행하며 자전거를 탈 때도 제니는 퀼팅백을 메고 있었다. 코스 정현찬 매니저는 “제니씨의 SNS 포스팅 이후 퀼팅백을 찾는 고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그해 완판됐다”며 “국내에서 구입할 수 없는 고객들이 다른 나라에 있는 제품을 직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했다.

“실제로 써보니 너무 가볍고 편해요.” 퀼팅백을 애용하는 20대 회사원 조효민양의 말이다. 많은 소비자들의 후기를 봐도 퀼팅백을 드는 첫 번째 이유는 ‘안 든 것처럼 가볍다’는 점이다. 천 소재인 데다 충전재도 대부분 폴리에스터 솜이라 정말 가볍다. 퀼팅백의 두 번째 매력은 다양한 컬러다. 천 소재라 다양한 염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무난한 흰색·검정부터 화려한 빨강·파랑·노랑·초록 등 다양한 컬러의 백들이 출시돼 있다. 덕분에 겉옷 색깔에 맞춰 들기에 편리하다. 겨울철에 많이 입는 패딩 재킷의 컬러가 검정이 많기 때문에 원색의 가방을 들면 기분이 밝아지는 효과도 낼 수 있다.

퀼팅백 거래액 작년보다 310% 폭증

시엔느’ 퀼팅백. [사진 각 브랜드]

시엔느’ 퀼팅백. [사진 각 브랜드]

퀼팅백은 중년 세대에서도 유행이다. ‘EJ의 옷 이야기’를 운영하는 유튜버이자 패션 인플루언서인 50대 김은정씨는 “천이기 때문에 가볍고, 어깨 끈을 내 어깨 길이에 맞게 조절해서 묶을 수 있어 편리하다”며 “겨울철에 많이 입는 패딩 점퍼나 울 코트 모두에 잘 어울리는 실용성이 장점”이라고 했다. 다수의 패션 매거진 편집장을 역임한 김은정 유튜버는 “가죽 백은 무겁고 컬러가 한정돼 있어서 가벼운 차림으로 외출할 때는 퀼팅백을 선택할 때가 많다”면서도 “사실 패딩백은 그 가벼움과 알록달록한 컬러 때문에 잘못하면 ‘없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럴 때는 바느질 상태가 잘 돼 있는지 살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톡톡 튀는 컬러의 사탕봉지에서 영감을 얻은 ‘래코드’ 퀼팅 백. [사진 각 브랜드]

톡톡 튀는 컬러의 사탕봉지에서 영감을 얻은 ‘래코드’ 퀼팅 백. [사진 각 브랜드]

퀼팅백의 인기에는 ‘지속가능한 패션’이라는 점도 작용한다. 국내 대표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는 2021년부터 지금까지 사이즈와 컬러가 다른 약 40여개 스타일의 퀼팅백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21년도에는 재고 원단을 사용했고, 22년도에는 겉감으로 100%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를 사용했다. 올해는 겉감으로 100%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를, 충전재는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60%에 일반 폴리에스터 40% 혼합 충전재를 사용했다.

래코드가 출시한 퀼팅백의 이름은 ‘캔디백’이다. 래코드의 박선주 디자인 실장은 “래코드 옷들이 시크한 분위기의 블랙 앤 화이트가 많아서 분위기를 좀 부드럽고 환하게 만들기 위해 사탕봉지처럼 촉감은 말랑말랑하고 컬러감은 톡톡 튀는 가방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래코드가 소속된 코오롱FnC의 또 다른 브랜드 아카이브 앱크에서도 ‘퍼피(Puffy) 컬렉션’이라 부르는 퀼팅백을 출시했는데 이 또한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

노트북이 들어가는 대형부터 손바닥 만한 미니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이 출시된 ‘코스’ 퀼팅백. [사진 각 브랜드]

노트북이 들어가는 대형부터 손바닥 만한 미니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이 출시된 ‘코스’ 퀼팅백. [사진 각 브랜드]

‘제니 효과’를 본 코스에서도 지금까지 다양한 종류의 퀼팅백을 선보이고 있는데, 코스 역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 있는 브랜드로 퀼팅백의 주 소재로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섬유를 사용하고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퀼팅백은 노트북이 들어갈 만큼 큰 것부터 립밤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의 초 미니까지 사이즈가 다양하다. 천으로 만든 데다 바닥 지지대를 넣지 않는 퀼팅백은 물건을 많이 넣으면 밑으로 축 처진다. 그래서 어쩌면 MZ세대에게 더 인기인지도 모르겠다. 휴대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엄지족’인 MZ세대는 가방 안에 휴대폰 하나, 카드 한 장이면 충분하다. 대신 이것으로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작은 실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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