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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만에 최강 눈보라…‘눈의 왕국’ 된 러시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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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폭설이 내린 후 크렘린궁 스파스카야 타워 앞 붉은 광장의 눈 언덕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폭설이 내린 후 크렘린궁 스파스카야 타워 앞 붉은 광장의 눈 언덕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최근 유럽에 폭설과 한파가 강타한 가운데 눈보라가 러시아 전역을 휩쓸어 수십년래 가장 큰 폭설이 모스크바를 뒤덮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운전자들이 눈에 덮인 차를 빼내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었고 주행했다 해도 도로에 쌓인 20㎝가 넘는 눈과 강풍으로 주요 도로에서 고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폭설이 내려 자동차가 눈에 덮여 있다. EPA=연합뉴스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폭설이 내려 자동차가 눈에 덮여 있다. EPA=연합뉴스

기상학자에 따르면 이날 사이클론으로 인해 모스크바에 60년 만에 가장 강력한 눈 폭풍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눈보라가 하루 이상 계속해서 내렸다. 12월 평균 적설량의 20% 이상이 단 하루에 쏟아졌다.

날씨 웹사이트인 ’기스메테오’(Gismeteo)는 12월에 내린 눈을 다 합하면 50㎝에 달할 수 있다고 예고했는데 이는 12월 적설량으로는 사상 최대다.

유럽 쪽 러시아 지역은 폭설로 인해 학교들이 문을 닫았다. 밤새 러시아의 주요 도로 중 하나인 M4 남쪽 도로에 10㎞에 달하는 엄청난 차량 정체가 발생해 운전자들은 영하의 기온에 차에 갇혔다.

현지 언론은 눈에 덮여버린 차를 꺼내는 견인 비용이 5000루블(약 7만2000원)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유럽이 겨울 초입부터 폭설과 한파를 맞고 있다. 독일 뮌헨에서는 지난 주말 사이에 눈 폭풍이 밀려와 강설량 44㎝를 기록했다. 역대 12월 최대이자 2006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뮌헨 외에도 독일 다른 도시들과 유럽 곳곳에서 눈이 쏟아졌다. 강설 지역은 알프스 북쪽으로 독일을 거쳐 동유럽 일부로도 확대되고 있다.

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한 여성이 공원에서 조랑말을 타고 있다. AP=연합뉴스

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한 여성이 공원에서 조랑말을 타고 있다. AP=연합뉴스

또 프랑크푸르트와 함부르크, 뮌헨에서 눈이 이어졌으며 스위스 제네바, 러시아까지 동쪽에서도 눈이 내렸다.

프랑스 기상학자 나헬 벨게르즈는 엑스(X·옛 트위터)에 “유럽이 2010년 이래로 가장 눈이 많이 오는 겨울 날씨로 시작하는 듯하다”고 썼다.

이런 가운데 폭설과 한파는 시베리아를 비롯한 러시아 곳곳도 덮쳤다. 시베리아 기온은 초겨울 기온으로는 이례적으로 최근 며칠 사이 섭씨 영하 50∼57도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유럽의 한파는 북극 상공에 있는 찬 공기 소용돌이의 강약을 의미하는 ‘북극진동’의 단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대기 상층 빠른 바람(제트기류)이 약해지면서 북극 인근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기 쉬워지는 단계다.

유럽에서 혹독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는 한편 지구 전체의 온도는 더욱 따뜻해지고 있다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은 지구에서 가장 더운 11월이었으며 지난 5개월 연속 높은 기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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