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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 시간 해석... 기존 명품 시계와 다른 길을 걷는 이 브랜드 [더 하이엔드]

중앙일보

입력

에르메스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플래그십 매장에서 22일까지 특별 시계전을 한다. 메티에 다르(Metier d’Art) 컬렉션과 하이 주얼리 워치부터 컴플리케이션 워치까지 정통 시계 제작사로서 에르메스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제품 30여점을 들여왔다. 메티에 다르는 장인이 손으로 직접 섬세한 장식을 더한 시계를 말한다.
이번 행사는 에르메스 최상위 시계를 직접 볼 드문 기회다. 적은 수량 만들어지는 데다 쇼케이스에 진열하기 전에 VIP 고객 손에 넘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밤하늘의 달을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한 아쏘 레흐 드라룬 워치. 주기에 따라 바뀌는 달의 모습을 손목 위에 구현한 문페이즈 기능을 탑재했다. [사진 에르메스]

밤하늘의 달을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한 아쏘 레흐 드라룬 워치. 주기에 따라 바뀌는 달의 모습을 손목 위에 구현한 문페이즈 기능을 탑재했다. [사진 에르메스]


푸시 버튼 누르면 현재 시각 멈춰
에르메스는 이번 전시에서 컴플리케이션 시계의 특별함을 알리는 데 특히 힘 쏟았다. 컴플리케이션은 시간과 관련한 여러 기능을 시계 하나에 담아내는 것을 말한다. 동전 크기 다이얼에 많게는 10개가 넘는 시곗바늘을 꼽거나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르비용 장치를 탑재하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스위스 고가 명품 시계’ 브랜드의 공통적 특징이다.

아쏘 리프트 투르비용 미니트 리피터 쏘 블랙 시계.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미니트 리피터와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르비용 기능을 함께 탑재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다. [사진 에르메스]

아쏘 리프트 투르비용 미니트 리피터 쏘 블랙 시계.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미니트 리피터와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르비용 기능을 함께 탑재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다. [사진 에르메스]

에르메스의 컴플리케이션 시계가 다른 브랜드와 다른 점은 무얼까. 그건 서사, 즉 시간에 대한 생각과 해석을 메커니즘에 적용한다는 데 있다. “에르메스는 기존 스위스 워치 메이커가 걷지 않은 또 다른 길을 선택한다. ‘에르메스 컴플리케이션’ 시리즈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에르메스 시계 부문 본사 관계자의 말이다.

이 시리즈는 2011년 발표한 ‘아쏘 타임 서스펜디드(Arceau Le Temps Suspendu)’로 시작됐다. 9시 방향 푸시버튼을 누르면 시곗바늘이 현 시각이 아닌 특정 시각으로 바뀐 채 멈추며, 버튼을 다시 누르면 제자리를 되찾는 시계다.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 중 잠깐이라도 시간의 흐름을 잊기 바라는 마음을 시계에 담았다.

아쏘 타임 서스펜디드. 푸시버튼을 누르면 다이얼 위 시곗바늘은 멈추지만, 무브먼트 부품은 계속 작동한다. [사진 에르메스]

아쏘 타임 서스펜디드. 푸시버튼을 누르면 다이얼 위 시곗바늘은 멈추지만, 무브먼트 부품은 계속 작동한다. [사진 에르메스]

푸시버튼을 누를 때만 현재 시각을 알려주는 ‘드레사지 외흐 마스케’, 초침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여성용 ‘아쏘 타임 서스펜디드’, 카운트다운 기능을 더하고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슬림 데르메스 레흐 앙파시앙트’ 역시 시간 측정이라는 시계 본연의 기능을 넘어서겠다는 브랜드 방향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정통 시계 제작사의 길
에르메스는 1912년 시계 업계에 뛰어들었다. 회중시계를 감싼 케이스와 스트랩이 사진으로 남아있다. 1928년엔 스위스산 시계에 에르메스 디자인을 입혀 판매했다. 50년 후인 1978년, 에르메스는 스위스 비엔에 시계 생산 부서 라 몽트르 에르메스(La Montre Hermès)를 설립했다. 핵심 컬렉션인 아쏘가 나온 것도 이 시기다. 직사각 디자인의 케이프 코드(1991년), 브랜드 첫 글자 H를 케이스에 접목한 H-아워(1996)도 소위 ‘대박’을 터뜨린다.

에르메스의 대표 컬렉션. 왼쪽부터 아쏘, 케이프 코드, H-아워. [사진 에르메스]

에르메스의 대표 컬렉션. 왼쪽부터 아쏘, 케이프 코드, H-아워. [사진 에르메스]

스위스 비엔에 있는 에르메스 워치 본사, 라 몽트르 에르메스. [사진 에르메스]

스위스 비엔에 있는 에르메스 워치 본사, 라 몽트르 에르메스. [사진 에르메스]

2000년대 들어서는 디자인뿐 아니라 무브먼트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에르메스가 2006년 지분 25%를 인수한 보셰 매뉴팩처는 연간 3만5000개 생산 능력을 갖춘 회사다. 20종이 넘는 무브먼트를 만들어 낸다. 이를 토대로 에르메스는 무브먼트 자체 제작 시대를 열고, 에르메스 컴플리케이션의 독창성을 알리기 시작한다.

에르메스는 무브먼트를 직접 생산하는 정통 매뉴팩처 브랜드다. [사진 에르메스]

에르메스는 무브먼트를 직접 생산하는 정통 매뉴팩처 브랜드다. [사진 에르메스]

기발한 생각으로 만든 시계
여행자의 시간이란 뜻의 ‘아쏘 르 땅 보야쥬(Arceau Le Temps Voyageur)’는 협정 세계시(UTC)에 따라 여행하는 24개 도시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트래블링 타임 워치다. 현지 시각(로컬 타임)을 가리키는 시∙분침이 놓인 작은 다이얼이 전체 다이얼을 도는 독특한 구성이다. 홈 타임은 12시 방향 디스크로 보여준다. 독창적 메커니즘 덕에 이 시계는 2022년 업계 최고 권위 시상식인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에서 2개 부문을 수상했다.

아쏘 르 땅 보야쥬의 캠페인 이미지 사진. 지름 41mm 플래티넘 케이스에 블랙 DLC 코팅한 티타늄 베젤을 얹은 시계다. [사진 에르메스]

아쏘 르 땅 보야쥬의 캠페인 이미지 사진. 지름 41mm 플래티넘 케이스에 블랙 DLC 코팅한 티타늄 베젤을 얹은 시계다. [사진 에르메스]

아쏘 르 땅 보야쥬의 38mm 스틸 케이스 버전. [사진 에르메스]

아쏘 르 땅 보야쥬의 38mm 스틸 케이스 버전. [사진 에르메스]

달의 시간이란 이름의 ‘아쏘 레흐 드 라룬(Arceau L’heure de La Lune)’은 브랜드의 디자인 감각과 기술력을 활용해 문페이즈에 변화를 준 시계다. 문페이즈는 매일 바뀌는 달의 모습을 시계에 담는 기능이다.

 운석을 다이얼로 사용한 로즈 골드 소재 아쏘 레흐 드라룬. [사진 에르메스]

운석을 다이얼로 사용한 로즈 골드 소재 아쏘 레흐 드라룬. [사진 에르메스]

달 모티브 2개가 있는 다이얼 위에서 시∙분침과 날짜 포인터를 각각 탑재한 서브 다이얼 2개가 회전한다. 그 서브 다이얼은 시간 흐름에 따라 달 모티브 위를 지나가며 밤하늘 달 형태를 재현한다. 12시 방향 모티브는 남반구 달, 6시 방향은 그 반대다. 이 시계 역시 독창성을 인정받아 2019년 GPHG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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