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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반등, 자동차 700억 달러 눈앞…수출 양날개 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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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국 수출 호(號)의 대표적인 버팀목 ICT(정보통신산업)·자동차가 오랜만에 함께 웃었다. ICT 수출은 메모리 반도체를 타고 17개월 만에 역성장 터널을 벗어났다. 자동차는 사상 첫 연간 수출액 7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ICT 수출액은 178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늘었다. 지난해 6월 이후 1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1등 수출품’ 반도체가 16개월 만에 반등(10.7%)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디스플레이(3.7%), 휴대폰(12.2%)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중국(홍콩 포함·15.5%)과 미국(12.5%), 유럽연합(EU·5.4%) 등 주요 지역으로의 ICT 수출이 모두 증가세를 보인 게 긍정적이다. 이 중 대(對) 중국 수출은 18개월만, 대 EU 수출은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특히 주력 분야인 메모리 수출이 1년 전보다 36.4% 뛰어올랐다. 지난 9월 1.3달러까지 떨어졌던 8기가 D램 고정거래가격이 감산 영향으로 10월 1.5달러, 11월 1.55달러로 반등한 덕에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ICT 부문은 국내 전체 수출액의 약 32%(지난달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서 향후 국내 수출 전반이 탄력을 받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메모리 수출이 기저효과, 단가 회복 등에 힘입어 내년 상반기까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낼 것이다. 다만 중국 내수 시장이 좋지 않은 게 변수”라고 말했다.

자동차는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달까지 누적 645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세웠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541억 달러)을 넘어선 지 오래다. 12월이 남아있는 만큼 처음으로 연 700억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EV9 등 고가의 친환경차 수출이 미국 시장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는 영향이 크다. 올해 1~11월 친환경차(승용) 전체 수출액은 219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0% 뛰었다.

국내 생산도 탄력을 받았다. 자동차 누적 생산량은 11월까지 388만대로 지난해 연간 실적(376만대)을 이미 추월했다. 연말엔 2018년 이후 5년 만의 400만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무협 장상식 실장은 “미국·캐나다 등 북미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고, 한국 전기차가 유럽·일본보다 가성비가 뛰어나 실적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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