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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억 당첨 뒤 은둔…英로또당첨자, 아내 떠나자 몇 달 뒤 숨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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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국 일간 '미러' 홈페이지 캡처

사진 영국 일간 '미러' 홈페이지 캡처

수백억대 복권에 당첨된 뒤 자발적 은둔자가 된 한 영국 남성이 아내를 여의고 몇 달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선은 14일(현지시간) 복권에 당첨돼 1100만 파운드(약 180억원)를 받은 뒤 스코틀랜드에서 은둔자처럼 살았던 폴 매디슨이 지난달 28일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매디슨은 친구이자 전 동업자였던 마크 가디너(62)와 함께 1995년 복권 1등에 당첨돼 2250만 파운드(약 368억)라는 거액의 당첨금을 받은 인물이다.

괴짜로 알려졌던 그는 가디너와 당첨금을 절반씩 나누어 가진 뒤 '조용한 삶'을 살기 위해 일찍이 은퇴를 결심했다. 당시 그는 영국 남동부 이스트서식스에서 가디너와 함께 이중유리 제작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사업을 정리하고 여동생이 사는 스코틀랜드 퍼스로 터를 옮겼다.

매디슨은 퍼스로 옮긴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첫 번째 부인과 파경을 맞았다. 부인이 다른 남자가 생겨 그를 떠났기 때문이다.

그는 이혼 뒤 두 아이와 함께 침실이 6개나 있는 고급주택으로 이사했다. 이후 청소부였던 에블린 맥길버리와 사랑에 빠졌고, 1997년 모리셔스의 한 해변에서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재혼 이후 매디슨은 거의 이웃들의 눈에 띄지 않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는 아내와 함께 덤프리스 인근 대저택으로 또다시 보금자리를 옮겼는데, 이사하자마자 그는 사생활 노출을 막기 위해 보안 카메라와 원격 제어 대문 등을 설치했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이들 부부가 부지 밖을 나오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매디슨은 2008년 다시 퍼스로 돌아왔지만, 이후에도 별다른 행보 없이 조용한 삶을 살았다. 그는 올해 초 함께 지냈던 아내가 건강 악화로 세상을 떠나자 몇 달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심장마비를 겪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매디슨과 함께 복권에 당첨됐던 가디너는 그의 갑작스러운 부고에 "충격과 슬픔을 느꼈다"고 '미러'에 말했다. 그는 매디슨이 사업을 떠난 뒤 20여년간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정말 좋은 사람이었는데, 일찍 가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가디너는 복권 당첨 이후 지금까지도 사업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며, 당첨금 일부로 지역 축구 클럽을 사들이는 등 다양한 도전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평범하게 살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일을 계속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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